잇단지진과 원전의 안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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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고리와 월성원자력발전소의 지진에 대한 내진설계를 다시 검토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건의가 잇따르는가운데 25일 하릇사이에 인천과 경북울진지방을 진영지로한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 불안과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바로 며칠전 대구지방에서 일어난 지진이 1도였고 인천지방의 지진강도는 3도, 울진지방의 것은 2도로 진도계급표로는 모두 약진과 경진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약진은 집과 형광등이 심하게 흔들릴 정도이고 경진은 창문이 다소 흔들릴정도여서 「지진안전지대」로 보고 이미 건설됐거나 건설되고있는 원전의 안전성에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있다. 더구나울진지방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고리와 월성과는 가까운곳에 위치하고있어 걱정이 더 크지 않을수없다.
이미 건설됐거나 현재 건설중인원전은 지진최대진동가속도(G)값을최고 0·2G로 잡고 내진설계를했다고 한다. 이 지진설계는 지진안전지대에 맞춘것이다. 그러나 이지역이 결코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서울대 이기화교수팀의 조사로는 김해에서 동래→양산→삼양→경주→청하→영덕→영해로 이어지는 길이1백70km에 이르는 양산단층대가지진활동이 활발한 활성단층이라는 것이다.
이번 지진말고도, 78년 홍성지진은 강도 5의 무서운 강진으로 그충격이 전국에 파급됐었고 연평균4·4회정도 발생하는 추세로보아 우리나라가 지진에 관한한 결코 안심할수없는 지역임은 두말이 필요없다.
학자들은 서기200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2천어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1905년 우리나라에 지진계가 도입된후만해도 3백30여차례나지진이 발생했다.
특히 이교수팀의 조사로도 양산단층이 통과하는 경주에서는 자동차운전에 지장을 줄정도의 8이상의 지진이 최소한 8회이상 발생한 것으로 역사기록을 통해 예시, 세계최대의 활성단층대인 미캘리포니아의 샌안드레아스단층과 비견되는 단층대라고 결론을 짓고있다.
만의 하나라도 원전의 설계가 미흡해 지진으로 방사능이·대량 유출된다면 그 가공할 결과는 어떠할것인가는 쉽게 짐작이 간다.
전국토가 황폐화되고 국민이 방사능에 오염돼 참담한 결과를 빚을것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원전은 발전단가의 저렴등· 경제의 효율성으로 인해 적극권장되어 왔다. 그러나 경제성 우위보다 안전성이 더욱 중시되어야함은 물론이다. 원전주요수출국인 미국에서조차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원전건설을 하지않는 추세에 있다.
일본도 80년부터 지진최대진등 가속도값을 0·45G에서 0·6G로 한층강화하는등 원전건설에 신중성을 보이고있다. 이 강화된 수치는 최악의 지진에도 능히 견디고 남을만큼 안전성을 보장하는 내진설계다.
자원이 빈곤한 우리나라 처지로보아 원전건설자체를 반대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안전도를 더욱 높여주기를 바란다.
이미 건설한 원전의 안전도를 다시 점검하고 앞으로 건설할 원전에 대해서도 지진에대한 연구를 광범위하게해 입지의 타당성 검토와 아울러 내진설계를 대폭 보완해주기를 당부한다.
이에 덧붙여 우리나라도 지진에관한 조사연구를 본격화하고 지진에 대비해 각종건물과 공장시설의안전을 보장할 건축관계법의 수정보완이 뒤따라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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