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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속 비민추연합모색|전당대회앞둔 신민내 4개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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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교·상도동계에 맞서 전당대회전략을 짜고있는 신민당의 비민추계도 연합전선을 모색하는등 부산히 움직이고있다.
이철승·김재광. 이기택·신도환계등 비민추의 4대계파는 최근 두김씨의 입당을 촉구하는데 행동통일을 보였는가 하면 25일에는 이기택씨를 제외한 3자회동을 갖고전당대회에 앞선 결속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들은 민추, 또는동교·상도동계라는 공통의 상대방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한다는 점에서는 이해가 일치되고 있지만, 양대산맥과의친소관계· 당권체제·개헌내용등 주요문제에 있어서는 한마디로 동상이몽의 성격이강하다.
비민추의 4파가 민추와의50대50의지분유지원칙과 이민우총재를 두김씨의 대리인으로 보는데는 이해가 일치하지만 그렇다고 당권도전에 나설 채비를 하고있는 김재광씨를 비민추라고해 힘을 모아 지원하자는 태세도 아니다.
이기택씨는 이총재체제하의부총재유지에 관심이 있고, 이철승· 신도환씨는 집단지도체제쪽에 더 마음을 두고있다.
이철승씨는 최근 두김씨발언파동이후 비민추세력 규합에 나서면서 집단지도체제를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이씨는 창당당시 신민당의 지도체제는 집단제의 성격이 강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당내독재로 나가면 당이 쉽게 와해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상대방(민정당)이 강경하게 나오면 나올수록 신민당은 겸허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당의 총력을 모으기위해 두김씨입당→집단지도체제로 가야한다는 주장이며 이래야만 진정한대여투쟁의 힘을 발휘할수있다는 입장이다.
김재광의원도 총재경선에나설 뜻을 밝히면서도 『여러사람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말을 하고있어 속마음은 집단지도체제에 두고있는듯하다.
또 이들 비민추 각계파내부에는 응집력이 비교적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비민추4대계보중 이철승계가 최대세력이나 그들중에는 동교동측에 가까운 인사들이 많다.
예컨대 안동선의원은 동교동측이, 최낙도의원은 상도동측이 각기지명해 민추협지도위원에 넣었다.
김재광계는 현역 17명이 김씨가 개설한 정경문화연구소이사로 가입해 자파라고 호언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노승환부총재·김령배당기위원장(지역구), 이길범· 고한준·신경세의원(전국구) 정도. 다만 김재광계의 결속력은 매우 높다는 정평이나 따지고보면 비교적 친동교동쪽에 서있다. 김령배의원은 동교동측지명으로 민추협지도위원이됐다.
이기택계는 최근 민주사상연구회를 부활했으나 박관용·반형직· 이재옥(지역구) , 정재문 (전국구이나 지역구위원장) , 장충준 (전국구)의원정도. 이들중 반의원은 동교동측에서 민추상임운영위원으로지명했고 반·이·정의원의소속에 대해 이론도 없지않은 실정.
비민추 4파중 이철승·김재광계가 대체로 상도동에대한 세불리의 감정을 동교동과,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면이기택계는 현체제고수라는입장이어서 친상도동적성격을띠고 있다고 볼수있다.
또 최대현안인 개헌문제에대해서는 민추쪽에 비해 내각책임제지향움직임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일치된 성향을보이는것도 아니다.
이철승씨는 명백하게 내각책임제를 주장한다. 얼마전이민우총재가 이의원을 당개헌특위위원장에 내정하는듯한 발언을 한일이 있었다. 그러자 동교동측에서 이씨에게 특위위원장직을 주려는것은 내각책임제에도 관심을 보이고있는 김영삼씨의 의중이 아니냐고 발끈했고, 상도동측도불필요한 오해를 야기시킬 필요가 없다는 입장에서 이를 말린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개헌과 관련, 『시한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고 여당과의 화전량면으로 나가 개현을 성취하는것이 목적』 이라면서 간선만이민주화라고 외쳤던 이나라 야당사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등 내각책임제에대한 강력한 시사를 하고있다.
김재광의원도 이 점에서 이철승씨와 대동소리한 입장인데『대통령중심제가 바람직하지는않으며 책임을 질줄 아는 정치체제가 되어야한다』고 말하고있다.
그러나 신도환· 이기택씨는대통령중심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렇듯 개헌의 방향에서도비민추의 동상이몽은 분명하다. 대통령중심제를 강력하게밀고있는 동교동측과 가까운계보원이 많은 이철승· 김재광계가 오히려 개헌내용에 있어서는 상도동측과 얘기가통함직한 소지가 많고 친상도동성향인 이기택· 신도환씨측이 개헌에 있어서는 동교동측주장과 가깝다.
이처럼 비민추는 내부적으로 복잡다기한 줄기를 갖고있으며 그 구심점을 쉽게 찾기 어려운 속성을 띠고있다.
그러나 이철승· 김재광·신도환의원등은 비민추가 연합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각자 이니셔티브를 쥐고 연합전선을 형성하려하고있다.
그러나 지난21일 이기택씨를 만난 이철승의원은 그로부터 『지금 우리끼리 모인다면 문제만 더욱 복잡해 진다』 는 냉담한 반응만 듣고말았다. 25일 이기택씨를 제외한 3자가 만났지만 연합전선의 윤곽이 마련된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볼때 비민추 각계파가 두김씨의 주류에 대응한 비주류로 결속을 할수있을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미지수라고 하지않을수없다 .<이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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