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에 중앙위 입성한 김여정 ‘막후 실질적 2인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기사 이미지

10일 열린 군중대회에서 김여정이 김정은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10일 공개한 노동당 7차 대회 축하 군중대회 주석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성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29)이었다. 북한이 공개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서 김여정은 129명 중 43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김여정의 중앙위원회 입성은 처음이다. 20대 나이로 중앙 정치 무대에 공식 데뷔한 것이다. 최연소급이다.

김정은 옆에서 당대회 행사 총지휘
입장하던 김영남에게 지시하기도

6~9일 진행된 당대회에서 막후에서만 움직이던 김여정은 10일엔 김정은 바로 곁에 서서 활짝 웃는 등 존재감을 과시했다. 화동들에게서 꽃다발을 받은 김정은도 김여정이 지근거리에 있는 게 당연하다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꽃다발을 김여정 쪽으로 건넸다. 검은색 치마 정장 차림의 김여정은 꽃다발을 받아들곤 두 팔을 번쩍 들었다.

고려대 남성욱 통일외교안보학부 교수는 “김여정의 중앙위원회 랭킹은 중요하지 않다”며 “랭킹과 무관하게 김정은의 신뢰를 받는 막후의 실질적 2인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은 이날 행사 총연출자로서의 모습도 선보였다. 뒤에서 입장하고 있던 정치국 상무위원 김영남·곽범기 등에게 다가가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빠른 입놀림으로 뭔가를 얘기했다. 김여정보다 직위가 높은 상무위원들이 그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 북한 주민들에게 생중계됐다.


▶관련 기사
① [단독] "김정은 하룻밤 와인 10병 마셨다 말해···김여정은 미혼"
숨가빴던 당대회 취재,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석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여정이 이번 행사를 총연출하며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당 중앙위원회 입성을 계기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더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대북소식통은 “김여정이 어머니 고영희(1956년생으로 추정)의 환갑 생일인 5월 6일에 맞춰 당대회를 준비했다는 얘기가 북한에서 흘러나온다”며 “이번 당대회 행사의 총지휘자는 김여정”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