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 대결을 펼친다. 우승자는 한 명. 당신이 심사위원이라면 누구에게 표를 던질까.
관객이 연주자에게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회가 열린다.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컨과 폴 시비스의 ‘피아노 배틀’이다.
2009년 홍콩시티페스티벌에서 시작한 이 공연은 중국, 홍콩, 대만을 거쳐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 세계 각지에 소개되며 호응을 얻었다.
우리나라에는 작년 처음 선보였다. 이번에 서울과 부천, 안산, 울산 등 4개 도시에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서울 공연은 6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어떤 곡이 연주되는지는 공연 시작 전까지 전혀 알 수 없다. 작년 연주한 곡들도 비밀에 부쳤다. 기획사 측은 “쇼팽, 리스트, 드뷔시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두 피아니스트의 역대 전적도 비공개다.
흑과 백 의상을 입은 피아니스트들의 라운드가 모두 끝나면 관객들은 흑과 백의 투표용지를 들어 올려 누가 더 잘했는지 의사를 표시하게 된다.
대결에 나서는 안드레아스 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다. 독주자와 실내악 연주자로 유럽, 캐나다, 일본 등지에서 활동 중이다. 연극, 무용 등 다른 분야 예술가들과 협업해 색다른 방식의 클래식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폴 시비스는 하노버, 베를린, 런던에서 공부했다, 세계 각국의 페스티벌 무대에 서 왔다.
특별한 피날레도 준비된다. 익숙한 우리나라 곡을 그들의 스타일대로 재해석하여 잼 형식으로 연주하는 무대다. 어떤 곡을 연주하게 될지도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의 투표로 선정한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