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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은 공화당 여성층, 트럼프는 민주당 노동자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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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적진을 뚫는 산토끼 싸움에 조기 돌입했다. 트럼프를 놓고 공화당은 내분이 계속되고 있고 클린턴은 민주당의 백인 블루칼라 유권자들에서 약세를 보이면서 민주·공화의 경계선이 흐려져 산토끼 빼앗기가 더욱 치열해졌다.

양측‘산토끼’포섭 서둘러 나서
샌더스 “부통령직 제의 땐 논의 가능”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클린턴 캠프가 트럼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공화당 인사·유권자들에 대한 포섭에 나섰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혼란을 십분 활용하는 전략이다.

클린턴은 4일 CNN 인터뷰에서 “청팀(민주당)도 홍팀(공화당)도 아닌 미국팀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NYT는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공화당 인사들과 맺은 유대가 있다”며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친분이 깊은 인사로 예시했다.

클린턴 캠프는 특히 트럼프의 계속되는 여성 비하에 진력난 고학력 백인 여성층을 첫 여성 대통령 카드로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6일 “공화당 여성 유권자들은 이 사람(트럼프)이 나를 챙기는지 여부를 놓고 결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트럼프는 반대로 민주당의 백인 노동자층을 뚫으려 한다. NYT는 “트럼프는 백인 노동자층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일자리를 해외로 넘겨준 각종 무역협정을 주도한 전직 국무장관으로 클린턴을 때린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6일 오리건주 유진의 트럼프 유세장엔 “나는 민주당원이지만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이도 있었다고 현지 매체인 레지스터 가드가 전했다.

트럼프를 돕고 있는 벤 카슨이 “부통령 후보로 민주당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민주당 파고들기의 일환이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 선정 작업을 지휘하는 카슨의 말은 현실화 가능성이 적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에 대한 구애성 발언으로 평가받았다.

한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7일 CNN에서 클린턴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논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의 러닝메이트로 공개 거론된 적은 없다. 하지만 백인 노동자층이 트럼프로 대거 이탈할 경우 당 안팎에서 ‘샌더스 부통령’에 대한 요구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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