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드릴이 조화된 연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조지·루커스」와 「스티븐·스필버그」는 미국의 여류평론가 「폴린·킬」이 지적했듯 『예술가는 아니고 엔터테이너(오락제공자)』라는 말이 언제나 실감이 난다.
『인디아나·죤스』는 「스필버그」의 엔터테이너로서의 솜씨가 또다시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전작 『레이더즈』에서 모험을 이끌어 왔던 주인공이 다시 신비의 비밀을 찾는 고고학자 「인디아나·죤스」(「해리슨·포드」분)로 동양에 나타난 것이다.
1935년 상해를 무대로 시작되어 인도 변경의 오지인 가상왕국 판코트에 잠입하여 마술의 돌 상카라를 찾기 위해 벌이는 모험. 그것은 동양에 대한 서양인의 에그조틱한 상상력과 동양의 신비의 하나인 밀교에 얽힌 온갖 기리한 의식을 통해 영화적 긴장과 박진감을 조성케 하는 것이다.
상해 나이트 클럽에서의 호화로운 쇼 뒤에 펼쳐지는 총격의 시퀀스, 갱도 위를 질주하는 조그마한 차의 추적, 그리고 그 뒤에 오는 아슬아슬한 곡예같은 줄다리 위의 시퀀스로 끝날 때까지 「스필버그」의 연출적 구성과 전개에 따른 상상력은 기발하다.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관객심리의 조립에 성공한 것이다. 「스필버그」는 현실성은 이미 도외시했고 가상적인 상황속에 영화적 재미와 신기가 가능한 경우를 다 동원한 듯한 인상이다. 따라서 「인디아나·죤스」의 모험에 동참하는 가수 「윌리」(「케이트·캡쇼」분)와 동양어린이 「쇼티」(「키·호이·쿠안분」)등의 관계가 엉성하고, 러브신등은 피상적이며, 어린이들을 해방시키는 장면등은 상식의 선을 넘지 못하지만 철저히 오락을 향해 달리는 구성과 전개앞에서 그런점은 별로 문제가 되지않는다.
선과 악이라는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대결을 통해 「머리는 공허하고 재미와 드릴이 가득한」 오락으로 일관하지만 그것은 영화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수 없다.
안병섭<서울예전대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