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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정 70% 피임하고 있다|인구보건연구원, 15-44세 대상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81년 12월 정부의 역점시책의 하나인 인구증가 억제대책이 강화·추진된 이래 피임실천율과 출산력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구보건연구원이 조사한 「최근의 인구증가억제대책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피임실천율이 70% 수준으로 크게 높아진 반면 출산력은 낮아지고 있다.

<피임실천율>
우리나라의 60년 당시 인구증가율은 약 2.9% 수준으로 출산율은 인구1천명당 45수준을 보였으나 65-70년 사이에는 32수준으로, 그리고 80∼85년에는 23수준으로 20여년사이에 반감되었으며 인구증가율은 1.5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출생률의 저하나 인구증가율의 둔화의 배경에는 결혼연령의 연장이나 인공임신중절성행 등의 영향도 크지만 그 주축은 역시 피임의 실천.
한국인구보건연구원팀이 15∼44세의 유배우부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피임실천율을 보면 71년 24.4%, 73년 36%, 76년 44.2% ,79년 54.5%, 82년 57.7%이던 것이 84년에는 70.3%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또 30세이상 ,또는 두자녀 이상의 자녀를 가진 대상에서는 거의 모든 부부가 피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15∼24세부인의 피임실천율(84년)이 32%, 25∼29세군이 62%인데 비해 30∼34세군은 82년의 72%에서 84년에는 86%로, 35∼39세군은 80%에서 87%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피임방법은 여성불임술이 단연 으뜸으로 82년의 23%에서 84년에는 34%로 높아졌으며, 남성불임수술도 5.1%에서 7.4%로 높아졌다. 이밖에 자궁내 피임장치가 6.7%, 먹는 피임약이 6.2%, 콘돔이 5.8% 순이었다.
또 흥미있는 사실의 하나는 현재 자녀가 한명도 없는 부인 중 더 이상 자녀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율이 21.4%, 「1명만 갖겠다」가 42.9%나 됐고, 현재 1명의 자녀를 가진 부부중에서도 「자녀를 더이상 원치 않는다가 44%, 추가로 1명만 원한다」가 54%로 희망자녀수는 2명수준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출산력>
우리나라의 출산력은 60년에 합계출산율(부인1명이 일생동안 가질 수 있는 아기수)이 부인당 6.0인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66년에 5.4, 74년 3.6, 81년 2.7에서 최근에는 2.4(도시2.2, 농촌3.0) 수준으로 감소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88년까지 2.1수준으로 둔화시킨다는 당초의 목표가 86년께는 달성돼 2년쯤 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출산력의 변화는 연령구조면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60년께는 30세이전과 30세이후의 출산구성비가 54대 46이던 것이 74년에는 62대 38, 그리고 83년에는 81대 19로 20대가 전체출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양상으로 변화된 것이다. 다시 말해 대개의 경우 20대에 모든 출산이 이뤄지고 30대에는 단산기로 들어가는 것이 최근의 특징이다. 자녀의 터울도 종래3년 정도에서 최근에는 1.5년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
피임실천율의 증가와 함께 유배우 부인의 합계인공임신중절률은 점차 감소추세에 있다. 즉 76년의 2.7회에서 78년 2.9회로 높아졌다가 82년 2.6회, 86년에는 1.8회로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출산력의 감소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동추이를 보면 전체인구중에서 15세미만의 인구는 80년의 34%에서 현재는 32%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활동인구(15∼64세)는 62%에서 6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의 15세미만 인구비가 20∼22% 수준이고 경제활동인구도 67∼58%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와 비교한다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구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과 같은 인구구조는 인구안정기에 들어가는 2020년께에야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구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인구안정을 위해 피임실천이 저조한 20대부인층에 대한 접근전략과 미혼남녀에 대한 인구 및 가족계획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도움말=공세권실장(한국인구보건연구원 인구문제연구실)><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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