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설 사회교육적 기능도 있다|현대문학 6월호 「대중문학의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대중소설은 부정적 비판의 시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절대악적 존재, 근절되어야할 문학양식으로만 부인해서는 대중소설에 대한 정당한 이해·평가가 되지 못한다. 대중소설은 사회교육·대중교육적 효능·의식개발의 초보단계적 기능도 검토되어야 한다. 문학평론가 김병익·전영태씨, 소설가 이문열씨는 현대문학 6월호 권두정담에서 「대중문학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대중소설을 검토했다.
김병익씨는 『대중소설이 대중사회가 가지고 있는 시장경제성·세속성·교환가치적 가치관·유행성·저속성 등 부정적 속성들을 구조적으로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사회교육·대중교육적 효능 등의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중소설이 상업주의 문학이라 해서 비판받고 있는데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이에 산업사회에 들어와 있고 따라서 상업주의 가치관이 주도하고 있는 실정에서 「보다 좋은 산업주의」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그래서 소비성의 소설이라도 즐거움을 독자에게 주고 그 즐거움의 축적이 사회적·개인적 덕성을 함양시키며 그들로 하여금 보다 본격적인 세계관으로 지향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작품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대중소설적인 세계관을 이 세계의 전부로 보느냐, 그렇게 보지 않느냐에 대중소설 독자의 구분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대중소설이 주는 가짜만족·허위의식을 이겨내는 방법을 대중소설에서 찾아내는 독자가 지배적일수록 건강한 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러한 건강함은 대중소설과 그 세계관을 근절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기 보다는 그것과 다른 높은 문학과 세계관이 있음을 보여주는데서 이루어지며 그러기 위해서는 고급문화·본격소설·창조적 세계관이 대중소설위에 강력히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영태씨는 『우리사회가 대중소설에 대해 지나치게 도덕적 비판을 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들고 『고급문화라고 해서 항상 지고한 가치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급이라는 말 자체가 평범한 생활과는 동떨어진 꿈과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런 편견으로 대중문화·소설의 의미폭을 협의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문열씨는 문학의 본질과 연관된 대중소설론으로서 보다 엄격한 주장을 했다.
이씨는 『예술작품의 생명이 그 시대와의 연관 못지 않게 어떤 본질적 요소, 특히 동시대적 보편성에 기인한다』면서 『그때그때 동시대인의 욕구에 충실하다보니 그대로 예술적인 생명까지 얻게 되었다는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대중의 무분별한 쾌락욕구나 거친 심미감·지적 단순성 따위에만 아부한 창작물은 결국 그 시대의 1회용 소모품이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문학이 시대정신의 산불이라면 대중소설도 그 예외는 아니며 그것을 독자의 요구에 의한 산출이기 때문에 독자성향에 대한 분석이 따라야하며 대중소설을 썼다고 해서 작가를 일방적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임재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