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서베르린 부시장 「하인리히·룸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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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분단국가가 재통일을 위해 가장먼저 할수 있는 일은 편지왕래· 전화개통· 가족등 국민 상호방문, 그리고 교역입니다』 정재철정무장관 초청으로 26일 방한한 독일서베르린의 「하인리히· 룸머」 부시장 (52) 은 독일의 경우 분단 25년만인 지난 1970년에 이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남북한적십자회담이 서울에서 열린것을 알고 있읍니다. 그러나 이같은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반도의 경우 그 대화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룸머」 부시장은 한국의 경우 독일과 비교해 분단의 과정이 다르고 분단의 기간도 달라 대화나 재통일에 더욱 어려움이 많울 것이라고 전제하고 따라서 남북한은 서로가 인내심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동족상잔을 겪지 않아 동서독국민 서로가 적대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 한국보다 유리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독이 더욱 발전되고 국민복지가 향상되면 더 많은 자유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렇게 되는 시기에 독일의 통일은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동서독 대화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상대방 정권인정이라는 정치적 문제였읍니다』 대화를 하자면 상대방을 인정하고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룸머」 부시장은 분단국가의 대화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정치적 문제로 인한 장애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분단 상대간의 정상회담은 대화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그는 말했다.
『독일은 1980년에 「슈미트」 서독수상과 「호네커」동독국가평의회의장관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졌읍니다. 지난해에도 실패는 했지만 동서독정상회담 시도가 있었지요』「룸머」 부시장은 이같은 공식정회담 외에도 동서독간의 비공식 정상회담은 여러차례 있었다며 이번 한국방문도 이같은 동서독협상경험을 한국에 전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룸머」 부시장은 서베를린시 집권당인 기독교민주당 (CDU) 소속으로 81년 CDU집권과 함께 부시장으로 재임해왔다.

<진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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