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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집으로 돌아가는 길

중앙일보

입력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에는 ‘신세계로부터(From The New World)’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드보르자크가 원장으로 있었던 뉴욕국민음악원의 창설자 재닛 사바 부인이 제안한 명칭이라고 합니다. ’신세계‘는 미국을 의미합니다.

이 교향곡의 2악장 ‘라르고(Largo)‘에는 ‘Going Home’으로 알려진 선율이 등장합니다. 이역만리 미국에서 고향 체코를 그리는 드보르자크의 수구초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흑인 영가의 영향을 받은 쓸쓸한 선율은 오케스트라에서 잉글리시 호른이 연주합니다. 명칭에 호른이 붙었지만 오보에족입니다. 오보에보다 5도 낮은 음을 내고, 몸집도 더 큽니다.

‘Going Home’은 노래로도 불립니다. 드보르자크의 제자인 윌리엄 암즈 피셔(1861~1948)가 가사를 붙였습니다.

첼리스트 요요 마가 이끄는 실크로드 앙상블의 새 앨범에 ‘Going Home‘이 수록됐습니다.

‘벤조를 든 포크 가수’ 애비게일 워시번과 생황 연주자 우 통이 영어 가사와 중국어 가사를 함께 부릅니다.

요요 마의 첼로, 키난 아즈메의 클라리넷, 니콜러스 코즈의 비올라가 따스하게 어우러집니다.

돌아갈 집과 가족을 그리는 애틋한 마음에 동양과 서양이 따로 있을까요.

가정의 달 5월의 아침에, 집으로 돌아갈 저녁을 생각하며 들어봅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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