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미·안시현 "신인왕 내거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국내 여자프로골프 투어가 지난달 말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 여자골프 대회를 마지막으로 긴 방학(?)에 들어갔다.

5개 대회를 끝낸 상반기 투어에서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등장한 선수들이 김주미(19.하이마트)와 안시현(19.엘로드).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동갑내기이자 '숙명의 라이벌'인 두 선수가 10일 한 자리에 마주 앉았다.

#. 라이벌

김주미가 '흑'이라면 안시현은 '백'이다. 주미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성격도 활달한 편이다. 이에 비해 키가 한뼘쯤 큰 시현은 하얀 피부에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돋보인다(공교롭게도 김주미는 이날 검은색 티셔츠에 검은색 모자를 썼고, 안시현은 흰색 상의와 모자를 착용하고 나왔다).

둘은 아마추어 시절 나란히 상비군.국가대표를 지내며 한솥밥을 먹었다.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김주미는 지난달 한솔레이디스 오픈에서 프로 데뷔 후 첫승을 거뒀다.

지난해 2부 투어인 아파치 드림투어에서 다승왕(3승)과 상금왕에 올랐던 안시현도 한솔레이디스 오픈과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잇따라 2위에 올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신인상 부문에선 김주미가 한발 앞서 있다.

김주미는 3백35점으로 1위, 안시현은 2백27점으로 2위다. 상금랭킹에선 안시현이 4천5백44만원으로 김주미(4천4백74만원)를 근소한 차로 따돌리고 3위에 올라 있다.

"시현이는요, 승부근성이 강하고요. 스윙 리듬도 좋아요. 단점이라면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분을 삭이지 못하고 얼굴에 바로 나타나는 거지요."(김주미)

"주미는 성격이 참 좋아요. 남을 배려하는 자세도 배울 만한 점이고요. 그런데 한번 화를 내면 잘 안 풀어요."(안시현)

#. 목표

프로무대(1부 투어) 첫해인데 올시즌 목표는 뭘까. 안시현은 "신인왕 타이틀을 따내고 싶다"고 말했다.

안시현은 특히 "지난달 파라다이스 여자오픈 당시 폭우가 내려 3라운드가 취소되는 바람에 역전 기회를 놓친 것이 가장 아쉽다. 빨리 첫승을 거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미 1승을 거둬 다소 느긋한 입장인 김주미는 10위권 이내에 자주 입상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아니카 소렌스탐의 카리스마를 배우고 싶어요. 훗날엔 줄리 잉크스터처럼 좋은 성적을 내면서 가정에도 충실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안시현)

"골프와 가정, 두마리 토끼를 잡은 잉크스터를 좋아하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지만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벤 호건이에요. 성적에만 집착하지 않고 골프를 즐길 줄 아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김주미)

안시현과 김주미는 인터뷰를 마친 뒤 각각 훈련장으로 달려갔다. 두 선수는 9월 열리는 현대증권 여자오픈에서 다시 격돌한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