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3, 4년-한미정상회담의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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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두환 대통령이 방미귀로에 기상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민주정치의 토착화와 경제 및 군사면의 자립을 이룩하는 결정적인 고비는 앞으로 3∼4년이다』고 언급한 것은 우리국민이 깊이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3∼4년의 기간」이란 우리 나라 정치·경제사상, 아니 역사상 하나의 이정표적 의미를 갖는다. 그 첫째가 「평화적 정권교체」의 최초 실현기이고, 둘째가 전쟁억제의 결정적 시기이고, 셋째가 우리경제의 최대현안과제인 외채문제·저물가정치에 의한 안정성장의 추구, 그 결실로서의 선진국권 진입의 고비인 것이다.
결국 3∼4년의 성패는 국가진운의 성패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다.
전두환 대통령은 「레이건」대통령과 가진 3번째 한미정상회담에서는 그런 문제들이 논의, 합의되었다.
이번 방문에서 미국으로부터 대한 방위공약의 재확인, 북한군의 전진배치등 군사위협에 대한 단호한 공동대처, 남북대화에 있어서의 한국의 접근방식에 대한지지, 자유무역의 확대, 88년 서울올림픽에 대한 적극 지원등을 받아낸 것이 큰 성과다.
특히 전두환대통령이 최근 한국에서의 정치발전상을 소상히 실명하고 88년 임기가 끝날 때 반드시 정권이 교체될 것이며, 그것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종래의 공약을 재확인하여 「레이건」대통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우리국민의 여망과도 일치되는 뜻깊은 일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이번 방미 성과가 대단히 유익하고 만족스러운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제부터의 과제는 한미 양국이 성실하게 공약을 준수하고 실무자의 후속협의를 계속하여 이번 방미성과가 양국 국민의 여망과 국가의 이익에 맞게 실천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한미 양국의 외상회담을 정례화 하기로 한 것은 유익한 합의다.
아직은 정식으로 발표된바 없어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그것은 현재의 한미국방회담방식에 따라 그것과 병행해서 개최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양국은 매년 국방장관의 안보협의회와 합참의장의 군사위원회를 한국과 미국에서 번갈아 개최하고 있다. 금년도의 이 두가지 회담은 5월6일부터 3일간 워싱턴에서 열리기로 돼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안보·군사에 관한 사항은 이들 국방회의에서 실무적으로 협의되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한미 양국은 수교 제2세기에 들어섰다. 그 동안 한미관계는 몇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겨 지금은 아무런 갈등이 없는 양호한 안정상태에 진입돼있다.
더욱이 우리는 86년과 88년의 각종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고, 중공·소련과의 국가관계개선, 남북대화의 계속적인 추진, 미국과의 경제교류 확대, 국내적인 정치발전 실현 등 어려운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인용한 전대통령 스스로의 평가와 인식의 바탕 위에서 두 나라가 한국의 민주정치발전, 경제 및 군사의 자립을 최우선의 명제로 삼아 계속 관심과 협조의 관계를 유지한다면 우리의 국운은 밝은 21세기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선 두 나라 정부의 성의와 국민의 깊은 협력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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