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아앙~ 반갑다! 돌아온 스포츠카의 계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기사 이미지

딜락 ATS-V, 메르세데스-AMG C63, BMW M3는 대표적인 고성능 컴팩트 세단이다. 400마력을 넘어선 고출력과 후륜구동을 바탕으로 짜릿한 운전 재미를 선사하는 차량으로 유명하다. [프리랜서 황연]

드라이빙을 만끽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특히 신록과 바람 사이를 누빌 때 ‘고성능 스포츠카’만큼 즐거운 벗도 없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폭발적 가속 성능, 날렵한 회전력, 웅장한 배기음은 심장 박동을 높이는 아드레날린이다.

서로 다른 매력의 3개 모델 비교
M3, 날카로운 핸들링 보여줘
AMG C63, 제동 성능 뛰어나
ATS-V, 섀시의 균형 잘 잡혀

차의 성능이 높아지면 보통 불편하고 2인승처럼 좁은 실내를 가진 경우가 많다. 반대로 승차감이 어느 정도 보장되면서, 실내 공간도 확보한 모델의 성능은 제한적이다.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면 좋지만 쉽진 않다. 하지만 이를 최대한 구현하려 노력한 자동차들도 존재한다. 자동차 매니어들은 이런 고성능 스포츠카에 열광한다. 그 주인공이 바로 BMW M3, 메르세데스-AMG C63, 캐딜락 ATS-V다. 3개 모델은 국내에서 잘 팔리는 ‘콤팩트 세단’을 기초로 만들었다.

하지만 강력하고 화려한 성능을 바탕으로 팬층을 넓히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3개 차종의 장단점을 파헤쳐 봤다.

공식 제원에 따르면 배기량이 가장 큰 메르세데스-AMG의 C63 성능이 우세하다. 계측 장비를 통해 휠에서 발생하는 힘을 측정해 본 결과에서도 C63이 앞섰다. M3는 일시적으로 토크를 높이는 ‘오버 부스트’를 통해 제원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캐딜락의 실제 구동 성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차량의 중량을 측정한 결과 C63이 약 1.8톤으로 가장 무거웠다. ATS-V는 1.7톤의 무게를 가졌고, M3는 1.6톤으로 제일 가벼웠다. 차체 무게는 성능을 직접 좌우하기 때문에 경량화한 모델이 유리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도달 시간도 측정해봤다. 그 결과 M3가 가장 빠른 가속력을 자랑했다. C63은 출력과 토크를 함께 내세운 강력한 가속력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타이어의 접지력 부족과 무게에 발목을 잡혀 M3에 뒤졌다. ATS-V는 제원상 가속 시간보다 1초 가량 늦었다. 참고로 C63은 초기 발진 능력에서 아쉬움을 보였지만 일단 속도가 붙은 뒤부턴 다른 모델을 압도하는 능력을 뽐냈다.

제동 능력은 C63이 가장 뛰어났다. 강력한 성능은 물론 강원도의 인제 스피디움 트랙(전용 경주장)에서도 지치지 않았다. ATS-V의 제동거리가 가장 길었지만 꾸준하게 성능을 이어간다는 점이 좋았다. M3는 C63 다음으로 짧은 거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랙에서 2회 이상 주행하자 지치기 시작했다. 이후부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빠르게 정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상에서 즐기는데 무리가 있는 성능은 아니다.

인제 스피디움 트랙을 돌면서 차량이 낼 수 있는 최고 랩 타임(트랙을 한바퀴 돌 때 걸리는 시간) 기록도 재봤다. 운전은 원레이싱 소속의 이원일 선수가 맡았다. 그는 지난 2014년에 K3 쿱 챌린지 시즌챔피언, 지난해엔 대한민국 모터스포츠페스티벌 무제한급에서 우승한 프로 드라이버다. 측정 당시 기온은 섭씨 20도, 노면 온도는 29도였다.

기사 이미지

인제 스피디움은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 급격한 회전구간이 반복되는 고난도 트랙이다. 이 때문에 엔진 성능 만으론 빠른 기록을 낼 수 없다. 트랙에서는 캐딜락 ATS-V가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이원일 선수는 “4륜 구동 차량이라고 믿길 만큼 뒷바퀴의 접지능력이 안정적”이라고 호평했다.

다음 순위는 M3였다. 차량 움직임이 운전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게 특징이었다. 하지만 일부 코너에서 뒷바퀴가 쉽게 미끄러졌다. 브레이크도 2~3바퀴 이후부터 지쳐 아쉬움을 샀다. 이 선수는 “운전자가 체감하는 박진감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메르세데스-AMG C63는 경쟁차에 비해 소폭 쳐졌다. 가장 무겁고 상대적으로 좁은 타이어를 장착한 게 원인으로 꼽혔다. 타이어 자체의 성능도 가장 낮았다. 하지만 이 선수는 “강력한 가속 성능과 지치지 않는 브레이크, 좋은 성능을 보여준 변속기 등 많은 강점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특유의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을 트랙에서도 뽐냈다. 이보다 나은 성능을 감안한다면 상급 트림인 C63 S를 선택할 수도 있다.

3종의 고성능 스포츠 세단들은 같은 지향점을 보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BMW M3는 날카로운 핸들링을 여실히 보여줬다. 메르세데스-AMG C63은 고성능에 고급스러움까지 더했다. 캐딜락 ATS-V는 섀시들의 균형이 잘 잡혀 있었다.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AMG C63의 가격은 1억1450만 원, BMW M3는 1억1040만 원, 캐딜락 ATS-V는 7950만~9050만 원에 살 수 있다.

오토뷰=김기태 PD, 김선웅 기자 news@autoview.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