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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고시·엘지고시…지난해 비해 한국사 비중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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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LG 신입사원 채용 고사장인 서울 용산고에 수험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그룹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가 17일 전국에서 시행됐다.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지역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총 7개 지역에서 GSAT를 진행했다. 올해 GSAT는 지난해에 비해 중국사보다 한국사의 비중이 높아졌다. 최근 전국민적 관심을 모은 인공지능(AI) '알파고' 등 과학 문제의 비중과 전자계열사 관련 문제가 많았다. 환율의 증가 감소와 달러 수요에 대한 문제, 힉스입자 설명처럼 트렌드를 반영한 개념들도 출제됐다.

서울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시험을 마친 경영 분야 지원자 유모(26)씨는 "전체적으로는 평이했지만 언어·시각적 추리 영역은 다소 어려웠다"고 말했다. 삼성의 최신 신제품 스펙, 삼성그룹 기업 정보를 묻는 문제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시중에 있는 전자제품 배터리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개발에 지원한 김모(27)씨는 "카메라의 듀얼 픽셀 기술을 적용하는 문제가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기존의 SSAT를 GSAT로 대체했다. 학점 제한을 없애고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했다. 기존 4.5만점에 3.0 이상이던 학점제한을 없애고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해 이를 통과한 지원자만이 이번 GSAT를 치를 수 있다. GSAT는 140분에 걸쳐 진행됐다. 기초능력검사와 직무능력검사 두 가지로 구성됐다. 기초능력검사는 언어논리(30문항), 수리논리(20문항), 추리(30문항), 시각적사고(30문항) 등이다. 직무능력검사는 상식(50문항)으로 총 160문항이다. 언어논리는 어휘와 독해, 수리는 응용수리와 자료해석, 추리영역은 문자추리·도형추리·어휘추리·언어추리 유형으로 출제됐다. 기존 SSAT에서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직무상식은 일반·역사·과학·IT·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문제가 나왔다.

삼성그룹은 정확한 응시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5만명 가량이 몰린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그룹은 인·적성검사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직무역량 면접, 창의성 면접, 임원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채용 규모는 지난해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전체 채용 규모는 약 1만4000명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상반기 대졸자 공채는 4000명 가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장은 전국에서 몰려든 응시자들로 대학수학능력평가 시험장을 방불케 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입실 마감시각 1시간 전인 오전 7시30분부터 지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응시자들은 시험장인 단대부고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문제집이나 필기노트 등을 보며 마지막 남은 시간까지 GSAT에 집중했다. 또 단대부고 앞 골목은 수험생들을 태워 나르는 승용차들로 북적였다.

LG그룹은 전날인 16일 전국 9곳 고사장에서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인적성 검사를 실시했다. 이 시험에도 9000여명 가까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이 상반기 2000여명의 대졸 사원을 선발하는 것을 감안하면 평균 4대1 가량의 경쟁률을 보인 셈이다. LG그룹 인적성 검사는 인성검사와 언어이해·언어추리·인문역량과 수리력·도형추리·도식적추리 등을 평가하는 적성검사로 나뉜다. 응시생들은 이날 50분간 총 342문항을 풀었다. 올해는 조선시대 정책 제도, 주요 문화유산 등 한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을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LG그룹은 6월 중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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