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OPEC에 울고 GM에 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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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인들이 치솟는 가격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뉴욕시장 유가는 OPEC의 증산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급등해 사상 최고치인 56.46달러를 기록했다. [AP=연합]

국제 유가 불안과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실적 악화 등으로 전 세계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다. 국내 종합주가지수도 17일 13.08포인트 하락한 980.05로 마감했고, 원화 환율도 3.1원 떨어진 달러당 1000.7원으로 간신히 1000원선을 유지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16일(현지시간) 유가 급등에 이어 GM의 실적 악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112.03포인트(1.04%) 떨어진 10633.10, 나스닥 지수는 19.23포인트(0.94%) 떨어진 2015.75를 기록했다. GM은 이날 1분기 실적이 주당 1.5달러의 적자로, 올해 순익은 주당 1~2달러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당초 GM은 1분기에 소폭 흑자를, 올해 주당 4~5달러의 순익이 예상된다고 밝혔었다. 이 같은 실적 악화 소식에 GM의 주식은 13.97%나 폭락,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29.01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16일 영국(FTSE -1.25%), 프랑스(CAC40 -1.43%), 독일(DAX -1.79%) 등 유럽 시장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고, 17일 일본(닛케이 -0.82%)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50만 배럴의 증산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이어갔다. 16일 OPEC 총회가 열린 뒤 문을 연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56.46달러까지 치솟았다. OPEC의 증산이 유가를 잡기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런던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54.80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주식시장도 미국발 악재에 개장 초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은 11일째 순매도를 기록했고, 주가지수는 한때 972선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주가가 내리면서 채권값은 올라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연 3.97%로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오전 한때 달러당 1004.1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폐장을 1시간가량 앞두고 급락세를 나타내 1000원을 겨우 유지했다.

김동호.이승녕.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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