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아코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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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아이아코카 선풍」의 주인공 「아이아코카」가 18일 서울에 왔다.
파산한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를 기적적으로 재기시키고 후기 산업사회의 산업영웅이 된 미국의 슈퍼스타다.
그의 자서전『아이아코카」는 6개월째 미국의 베스트 셀러 1위를 지키며 1백50만 부를 넘어섰다. 한국어 번역판도 20만 부를 넘겼다. 팬레터가 쇄도하고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환호와 주시를 받는다.
이 시대의 슈퍼스타가 받을만한 인기도에 틀림없다.
그러나 신장 1백84cm, 체중 79kg의 육중한 체구를 가진 이 사나이는 지금 60노경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니까 그의 인기가 10대들이 만드는 값싼 인기가 아니란 게 분명하다.
『그는 산업 영웅일 뿐 아니라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추앙 받는 기업자본가』라는 타임지의 논평도 있다.
『미국의 신문재벌 「랜돌프 허스트」이후 그만큼 생생하게 국민적 인기를 차지한 재벌은 없었다』고도 한다.
83년 유 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지의 여론조사는 미국 산업계를 움직이는 제1의 인물로 그를 꼽은 적도 있다.
84년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가장 존경할만한 경영자」에도 「아이아코카」는 제1위였다.
그 인기로 해서 그는 최근 「오닐」하원의장으로부터 88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감으로 꼽혔다. 그와 함께 꼽힌 사람은 「게리·하드」 상원의원과 「마리오 쿠오모」 뉴욕주지사.
「아이아코카」 자신이 TV에서 이런 농담을 한 적도 있다.
『「레이건」대통령이 내게「우리 둘 다 TV를 잘 받으니 러닝 메이트로 뛰는게 어떻소」하고 묻길래 나는 「좋지, 어느 자리를 원하시오」했지요』 그의 솔직·대담한 성품은 자신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미국 사회현실에 어필한다는 평도 있다.
그의 역량은 크라이슬러의 재생으로 입증됐다.
취임 당시인 78년부터 81년까지 누적 적자가 35억 달러였던 엄청난 파산상태에서 정부 보증으로 빈 20억 달러를 약속기간보다 7년 앞서 갚아버린 능력이다.
그 여세가 이어져 84년의 이익금은 23억9천만 달러로 치솟았다. 호경기의 도래와 대형차 붐에 편승한 실적이지만 「아이아코카」의 콧대는 더욱 높아졌다.
그 「아이아코카」는 지금 「리버티(자유)계획」을 추진 중이다. 포드사의 「알파계획」 에 맞선 비장의 무기다.
그게 한국 일본과의 협력체제 구상이란 추측도 있다. 이번 방한에서 삼성과 접촉하는 것을 리버티 계획의 시동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아이아코카」선풍 속에서 우리의 비약의 길도 찾아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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