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취업간호원에 시간외수당 중단|무더기 조기귀국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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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천명의 우리나라 간호원들이 진출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간외 근무수당의 지급을 중단키로 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진출 간호원들의 무더기 조기귀국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이같은 시간외수당 지급중지방침을 정부투자건설 한국인근로자에게도 확대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관계당국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15일 노동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보건성은 최근 한국인간호원들에게 지급해오던 월평균 2백∼3백달러씩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없애고 하루8시간씩 근무한 것을 기준으로 한 기본급만 지급키로 방침을 정하고 우리나라 간호원들을 상대로 이같은 조건에서도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지의 여부를 조사까지 했다는 것.
이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있는 센트럴병원에 근무중인 한국인간호원 4백50명 중 70여명이 이미 근무를 포기하고 조기귀국하겠다고 병원측에 통보해 현지의 노무관이 설득 중이라고 보고해 왔다.
지난해 10∼12월에 휴가차 임시귀국했던 간호원 49명이 처우문제에 불만을 품고 항공권을 반납한 채 복귀를 포기하는 바람에 취업을 알선했던 해외개발공사측이 이들의 복귀를 종용한 적도 있었다(중앙일보 1월23일자 사회면 보도).
사우디아라비아측은 특히 정부투자건설공사의 한국인근로자들에게도 이같은 방침을 확대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15일 외무부 등 정부간 채널을 통해 ▲현재 취업중인 간호원들만이라도 계속 수당을 지급해 주고 ▲시간외 근무수당이 불가능하면 기본급을 올려주도록 요청하는 한편 제3국의 간호원 인력시장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측은 최근 국내경제사정이 어려워진데다 임금이 싼 필리핀 등의 취업이 늘자 이같이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취업중인 한국인 간호원들은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을 경우 4년제 대학졸업자는 월 1천달러 이상, 3년제 출신은 9백달러 이상씩 받아왔으나 이 수당이 없어지면 월7백85∼6백70달러로 평균 30%쯤 수입이 줄게된다.
간호원의 사우디아라비아취업은 한·사우디아라비아 의료협력 계획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측이 해마다 1천5백명이상씩 보내줄 것을 요청해오고 있으나 ▲언어소통 불편 ▲부자연스러운 생활 ▲충분치 못한 보수 등을 이유로 희망자가 적어 연간 5백명 정도밖에 보내지 못했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 취업중인 간호원은 수도 리야드 센트럴병원의 4백50명을 비롯, 서부·남부·메디나 등 4개지역 병원에서 1천명에 이르고 있다.
노동부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정부의 이같은 방침이 바뀌지 않으면 사우디아라비아취업 희망자가 크게 줄어 대졸간호원 사우디아라비아 송출은 사실상 중단이 예상된다』며 『간호보조원 송출 또는 제3국의 간호원 인력시장개척을 서둘러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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