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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총무 밤샘 대화…안 풀릴 문제 없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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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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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사진) 전 국회의장은 1988년 13대 여소야대 국회에서 평화민주당 원내총무를 맡아 역사적인 ‘5공 비리 청문회’를 이끌어냈다. 그는 “이번 4·13 총선이 낳은 여소야대는 28년 전보다 훨씬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일방적으로 국정을 주도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8년 여소야대 정국 상황은.
“그때는 여소야대긴 했지만 김종필 당시 총재가 이끄는 제3야당 신민주공화당(35석)의 정책 노선이 오히려 여당인 민주정의당(125석)에 더 가까워 여대야소로 뒤집어질 가능성이 상존했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이 집권여당과 적극 공조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 야당 원내총무였는데.
“19대 국회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13대 국회에선 나와 당시 김윤환 민정당 원내총무 간 여야 합의로 다 풀었다. 5공 청문회에 증인·참고인 대상자 선정부터 처벌 수위,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 회복과 보상 등 난제가 많았지만 밤을 새워 대화하니 안 풀리는 것이 없었다. ”
당·청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풀어야 하나.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하는데, 19대 국회에선 그러지 못했다. 여야가 협상 끝에 합의안을 내놔도 대통령이 ‘노(No)’ 하면 합의가 뒤집어지지 않았는가. 대통령 제동에 한 발짝도 못 나가는 식이 되면 대통령도 제대로 된 지도자 노릇을 못하게 된다.”
야권에 대해 한마디한다면.
“국민이 이렇게 지지해줄 때 자만하면 안 된다. 모든 것을 대화로 풀고 상대방인 여당 입장도 존중해 가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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