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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뱅크로 지역의 벽 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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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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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세환 회장은 “수익 다변화를 위해 인수합병과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지역에 제한받지 않는 모바일 뱅크로 BNK금융의 고객을 늘려나가겠습니다.”

BNK금융지주 성세환 회장
롯데와 손잡아 영업망 확대 효과
경남은행 인수로 5대 금융지주 돼
미래 먹거리 위해 해외진출 확대

성세환(64)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지점이 적은 한계를 극복할 대안을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28일 BNK금융은 대주주인 롯데그룹과 함께 모바일 뱅크인 ‘썸뱅크’를 출범했다. 썸뱅크의 가장 큰 특징은 유통과 금융을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썸뱅크 고객은 부산은행 자동화기기(ATM) 1600여 대와 약 6000여 대의 롯데ATM기기에서 카드 없이 인증번호만 입력하면 출금을 할 수 있다. 또 썸뱅크에서 유안타증권 증권계좌를 개설하면 유안타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주식매매 거래실적에 따라 롯데멤버스 ‘L포인트’도 적립된다. 성 회장은 “썸뱅크는 BNK금융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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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회장이 이끄는 BNK금융의 성장세는 빠르다. 2014년 10월 경남은행을 그룹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KEB하나·신한·KB·NH농협금융에 이어 5대 금융지주사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지방은행 최초로 총 자산 100조원을 넘어섰다. 성 회장은 지난 3년간의 실적 호조에다 경영 능력까지 인정받아 지난달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2019년 3월까지)에 성공했다. 그는 경남은행 인수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와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성 회장은 사실 경남은행 인수 후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경남은행의 재무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수 당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대로 지방은행 중 낮은 편에 속했다. 연체율도 0.94%로 은행 중에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인수 후 대출 성장을 제한하고 수익성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지난해 말 순이자마진은 2.1% 올랐고, 연체율은 0.6%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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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은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BNK금융 전체의 자산건전성은 나빠졌다. 자산건전성 척도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졌다. 은행들은 새 건전성 기준(바젤III) 도입에 따라 2019년 1월부터 보통주자본비율은 9.5%를 맞춰야 한다. BNK금융은 이를 위해 지난 1월 472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보통주 자본비율을 8%로 끌어올렸다. 성 회장은 “회사 이익금으로 자본을 쌓으면 2018년까지는 비율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다변화를 위해 다른 금융회사가 매물로 나오면 인수·합병(M&A)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인수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유암코를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 키우기로 하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성 회장은 “보험사나 증권사 매물이 나오면 (인수를)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역점을 두는 사업은 해외 진출이다. 지난 2012년 12월에 중국 칭다오 지점을 개설해 2014년부터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위안화 영업 본인가를 취득해 현지금융 업무를 시작했다. 2011년 설립한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는 지방은행 최초로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는 “부산·울산·경남 등 지역 기업이 많이 진출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지점 확대를 추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글=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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