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과외단속 "비상"|교장까지 인책된「홍교사」사건 계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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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내 중·고교에 과외단속 비상이 걸렸다.
과외교사가 파면, 구속되고 교감·교장까지 연대문책을 당한 최근의 「이수중 홍교사사건」뒤 4월들어 서울시내 각 중·고교에서는 자기네 학교에서 「제2의 홍교사」가 생기지 않도록 교사·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를 상대로 과외단속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학교는 교사에게 과외에 간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하고 과외를 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의 명단을 작성, 상호감시와 신고를 유도하는가 하면 가정에도 통신문을 보내 학부모의 협조서약을 요청하고있다.
어떤 학교에서는 징계학생의 명단을 공개, 게시해 비교육적 처방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교사각서> 과외수업으로구속, 파면된 홍종욱 교사가 재직했던 이수중에서는 지난4일 교사전원으로부터 「절대 비밀과외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
개포중·중랑중등 대부분의 학교에서도 모든 교사들이 각서를 썼다.
또 학교별로 주1회이상 교사자체연수시간을 마련해 교장·교감이 직접 교육을 시키고 있다.

<명단게시> 반포중·경원중·휘문중 등에서는 과외를 하다 적발된 학생의 이름·학년·반과 함께 31일이상 무기정학에 처한다는 처벌공고를 학교 곳곳에 크게 써붙여 놓았다.
반포중에서는 커다란 붓글씨로 후문목 게시판과 복도등 2군데에 『1학년×반 오××군이 불법과외를하다 적발돼 4월3일부터 31일이상 무기정학에 처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교장명의로 써붙였다.
또휘문중도 『3학년×반 밖××군이 불법과외를 해 교칙위반으로 31일이상 무기정학에 처한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교문 게시판에 지난1일부터 게시해 놓았다가 4일만인 4일하오 철거했다.

<교내방송>
강남지역의 학교에서는 매일조회와 종례때 교내방송을 통해 과외사례를 들려주며 과와공부를 하지말도록 주입하고있다.
구정중에서는 과외수업을하다 적발돼 괴로움을 당한수기를 들려주기도 했으며『부모님께 말씀드려 이웃에서 과외공부를 하면 신고토록하라』고 시키기도 했다는 것.

<명단조사>
일부학교에서는 과외를 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의 명단을 비밀리에 파악해놓고 있다.
대상학생은 해외거주 후 최근 귀국한 외교관 자녀나 성적은 부진하나 가정이 부유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경기고교에서는 담임교사별로 과외공부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의 명단을 파악, 수시로 가정에 전화를 거는등 「특별지도」를 하고있다.
휘문고교에서도 반별로 10명씩 명단을 작성해 담임교사가 「신경」을 쓰고 있으며 은광여중도「과외우려학생」의 명단을 추려놓고 감시하고있다.
W고 3년담임 황모교사는 시교위로부터 『과외공부를 할 우려가 있는 학생명단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정통신문>
경기고·휘문고·숙명여고와 구정중·청담중·반포중·은광여중 등에서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부모들에게 과외를 시키지 말도록 촉구하고 있다.
통신문은 과외를 할 경우 교사·학부모·학생이 받는 불이익을 적은 뒤 절취선을 만들어 학부모들이 과외를 시키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인도장을 찍어 학교로 제출토록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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