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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비하 ‘유흥가 앞 명품녀’ 사진 내린 디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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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프랑스 패션 브랜드 크리스챤디올이 최근 한국 여성 비하 논란을 야기한 이른바 ‘유흥가 앞 명품녀’ 사진 전시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작품의 전시를 중단키로 했다.

“성 팔아 명품 사는 것으로 폄하”
이완 작가 작품 논란에 “사과”

크리스챤디올 코리아는 12일 “최근 ‘레이디 디올 애즈 신 바이(Lady Dior as Seen by)’에 전시됐던 이완 작가의 작품(한국 여자)에 대한 논란으로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한다”며 “해당 작품은 전시를 중단했으며 더 이상 전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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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완 작가의 사진 작품 ‘한국 여자’. [사진 유튜브 캡처]

앞서 크리스챤디올은 지난 2월부터 서울 청담동에 있는 플래그십 매장 ‘하우스 오브 디올’에서 간판 상품인 ‘레이디 디올’ 핸드백을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한 전시회를 열면서 이완 작가가 내놓은 ‘한국 여자’를 전시했다. 검은색 원피스에 하이힐을 차려입은 젊은 여성이 빨간색 레이디 디올 백을 들고 ‘소주방’ ‘룸비 무료’ 같은 간판이 즐비한 유흥가에 서 있는 합성사진이다.

이 사진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선 “한국 여성을 성을 팔아 명품 핸드백을 구입하는 사람으로 비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또 일부 네티즌은 이런 작품을 내놓은 작가뿐 아니라 이를 전시하기로 한 크리스챤디올의 결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부담을 느낀 크리스챤디올 코리아 측이 해당 작품의 전시 중단과 사과를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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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완 작가는 “디올 측이 상의 없이 작품을 내린 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여성 혐오’라는 시각으로 네티즌들이 퍼나르고 언론이 선정적으로 보도하면서 작품 의도가 왜곡되고 논란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취업은 물론 외모마저도 경쟁해야 하는 한국의 표면적인 소비 문화와 욕망을 그려내 사회에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광주 충장로에서 촬영했는데, 낮과 밤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 간판을 합성하는 기법을 일부 사용했을 뿐 젊은이들이 살고 있는 현실 공간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리스챤디올 본사는 작품성을 높이 평가해 최근 이완 작가를 비롯한 참여 작가의 작품을 모두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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