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철·이분희 등 북한선수들 서브위력·정신력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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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탁구팀이 남녀 모두 북한에 패퇴, 제7회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84년10월·파키스탄) 에 이어 또다시 충격파를 던졌다.
한국은 북한탁구를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은 서브의 위력에서 북한선수들에 눌렸다.
정신면에서도 헛점이 드러났다.
남녀 주전 주정철 이분희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강한 회전의 스카이서브에 이은제 3구 강타로 득점한 반면 한국선수들은 전혀 자기 서브 때의 잇점을 살리지 못했다.
한국선수들은 이기고 있을 때는 주무기를 마음껏 활용하며 기세 등등했으나 불리한 상황에서는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끌려 다니기만 했다.
따라서 한국은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서브의 개발과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주무기를 확실히 다듬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리사 코치는 『복식 첫 세트에서 뜻밖에 역전패 당해 페이스가 무너졌다. 1세트의 어이없는 역전패로 양의스매싱과 윤의 리시브가 불안해져 2세트는 물론 마지막이 된 단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또 박성인 경기이사도 『북한의 이분희가 왼손잡이 셰이크핸드여서 좌·우 공격이 위력을 보였다.
또 한국선수들은 드라이브는 물론 서브에서도 밀렸다』고 말했다.
한국탁구가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하면서 많은 노력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에 비해 새 기술과 신인의 과감한 육성에서 크게 뒤진 것이다.
한국은 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의 주전들이 모두 이번 대회에서도 뛰고 있는 반면 북한은 2년만에 남녀 팀에 주정철·이근상, 이분희·조정희·한해성 등 무서운 10대들을 키워냈다.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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