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손손 볼 수 있도록…천연기념물 장수나무 유전자은행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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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산천단 곰솔군

제주 산천단 곰솔군(群)에는 수령 500년, 높이 28m, 둘레 5.8m의 노거수(老巨樹·수령이 오래된 거목)가 있다. 이 나무를 비롯해 거대한 곰솔 8개가 무리 지어 살고 있다. 예로부터 마을 사람들이 신이 땅으로 내려오는 통로에 있는 나무라며 신성하게 여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문화재청,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천연기념물 노거수 영구 보존에 착수했다. 유전자은행을 만들고, 복제나무를 키우는 방식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는 평균 나이가 350년에 달하고, 높이가 17m에 이르는 큰 나무다. 각 마을의 유래와 다양한 전설이 깃들어 있어 향토 문화적 가치가 크다.

산림과학원은 현재 각종 재해로부터 이들 노거수의 유전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잎에서 DNA를 채취해 유전자은행을 조성하고, 가지를 접붙여 유전 형질이 동일한 복제나무를 키우고 있다. 올해는 제주 산천단 곰솔군을 비롯해 16개 지역에서 유전자원 보존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 좌수영성지 곰솔군:수령 약 400년 정도에 높이 22m인 노거수. 뿌리가 지하로 12m에 이른다. 조선시대 이곳에 좌수영이 있을 당시 군신목으로서 군사의 평안을 비는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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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좌수영성지 곰솔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수령 약 330년 정도에 둘레는 6m로 우리나라 굴참나무 중에서 가장 크다. 의상대사가 심었다고 전해진다. 50년 전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당시 지금보다 훨씬 더 크고 우람한 덩치를 자랑했지만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남쪽 가지가 부러져 수술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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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수산리 굴참나무

서울 신림동 굴참나무:아파트 단지 내에 있으며 수령 약 250년이다. 고려시대 강감찬 장군이 이곳을 지나다가 지팡이를 꽃아 놓은 것이 자라 지금 같은 커다란 나무가 됐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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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림동 굴참나무

김해 신천리 이팝나무:수령이 약 600년에 이른다. 이 나무의 한쪽 가지는 길 건너 우물을 덮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가 우물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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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신천리 이팝나무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수령 약 300년 정도에 높이 16.3m, 둘레 4.47m의 노거수이다. 당산목으로서 마을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긴다. 매년 정월대보름에 동네에서 제사를 올려 한 해 동안의 평안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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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신전리 이팝나무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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