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씨 IOC위원들에 출마 편지 발송 10건 넘게 보고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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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국회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지원특위(위원장 金學元). 여야 의원들은 김운용(金雲龍)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평창 유치 훼방설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이에 대해 金위원은 "방해활동을 벌인 적이 없으며 열심히 평창 유치를 위해 뛰었다"고 맞서 논란을 벌였다.

특위에는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부 장관, 공노명(孔魯明) 유치위원장, 집행위원장인 김진선(金振)강원도지사, 이연택(李衍澤)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 출석했다.

◇출마의사 있었나=이날 특위에서는 金위원이 유치를 방해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나왔지만 金위원은 이를 부인했다. 특히 공노명 위원장과 김진선 지사 등은 여러 IOC 위원으로부터 '김운용 부위원장이 평창을 찍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金위원은 "평창이 2014년에 될 것이란 얘기는 IOC 내부 공기를 전해준 것일 뿐 내 의견이 아니었다"고 맞섰다.

金위원의 불출마 번복과 관련, 이창동 장관은 "마지막 순간까지 출마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며 "고의적으로 방해하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뛰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孔위원장도 "金위원이 IOC 위원들에게 서신을 발송해 부위원장 출마의사를 밝혔다는 보고가 10군데 이상에서 들어왔다"면서 "편지 속엔 평창을 지지해달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하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유치위와 알력=민주당 정범구(鄭範九)의원은 "평창 유치위원장에 金위원이 안되고 孔위원장이 되면서 金위원이 유치에 소극적이었다는 말이 있다"며 "결국 유치위와 金위원이 따로 논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孔위원장은 "金위원이 어떻게 한번에 될 수 있느냐, 재수.삼수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해 전투적으로 나가려는 우리의 예봉을 꺾었고 내부에서 불만이 많았다"고 불화설을 인정했다.

또 김학원 특위 위원장은 金위원에게 "독일 영자지 스포츠 인테른의 대주주가 金위원의 아들이고 유치위에 압력을 넣어 신문을 구독하게 했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金위원은 "몇년 전에 그 신문을 도운 적이 있고 영향력은 있을 수 있으나 대주주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공노명 위원장이 "김진선 지사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金위원이 아들이 스포츠 인테른과 관련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김진선 지사도 "대주주라는 표현은 안했지만 비슷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훼방한 적 없다"=金위원은 "여러 의혹은 노르웨이의 하이베리나 브라질의 아벨란제 IOC 위원 등 경쟁자 측의 매터도(흑색선전)에 놀아난 것"이라며 "평창에 투표하지 말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金위원은 또 부위원장 출마 논란과 관련, "이미 지난 6월 국내 언론사 인터뷰에서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혀 세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며 "다만 사마란치 전 위원장 등이 내가 출마 포기 선언을 하면 평창 유치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선언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용호.박신홍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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