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 나이 남녀 모두 30대 첫 진입, ‘삼포세대’ 결혼건수 12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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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하면 어떤 말이 떠오르시나요. 신록, 젊음 그리고 ‘4월의 신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결혼식의 주인공은 20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은 결혼 풍경도 바꿔놓았습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이 남녀 나란히 처음으로 30대에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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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

통계청이 7일 발간한 ‘혼인ㆍ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여자 초혼 연령은 평균 30.0세를 기록했다. 1년 전 29.8세보다 0.2세 상승해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남자의 평균 초혼 연령은 12년 전인 2003년(30.1세) 일찌감치 30세를 돌파했다. 해마다 점점 올라 지난해는 32.6세로 올라섰다. 1년 새 0.2세 늘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연령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초혼 연령 통계를 처음 낸 90년 여자는 평균 24.8세, 남자는 27.8세에 결혼을 했다. 25년 세월이 흘러 이제 결혼식의 주인공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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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

이 과장은 “남녀 모두 학력이 높아지면서 학업에 종사하는 기간 자체가 늘어났다”며 “취업을 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직장도 늦게 들어가게 되고, 결국엔 혼인 연령 자체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포 세대(취업ㆍ연예ㆍ결혼을 포기하는 세대)’의 단면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2800건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다. 혼인 건수로 따지면 2003년 이후 가장 적다. 특히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5.9건으로 70년 통계청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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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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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

이혼 풍경도 달라졌다. 지난해 여자 평균 이혼 연령은 43.3세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남자 평균 이혼 연령 역시 46.9세로 최고치다. 늘어난 황혼 이혼 때문이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를 혼인 지속 기간별로 구분해 봤더니 20년 이상이 29.9%로 가장 많았다. 20년 전인 90년 혼인 지속 기간 0~4년인 신혼 이혼이 32.6%로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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