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귀화 대상자' 농구선수 첼시 리 "할머니 나라에서 뿌리 찾고 싶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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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선수인 부천 KEB하나은행의 센터 첼시 리(27·미국)가 특별 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는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리를 농구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했다.

체육회는 "2015-2016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전체 공헌도 1위에 오르는 등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한인 3세로서 국가대표에 대한 애착심을 가진 점 등이 인정됐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할머니가 한국계로 알려진 리는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 심의까지 통과하면 한국 국적을 취득해 곧바로 한국 국가대표로 뛸 수 있다.

전날까지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다 일정을 듣고 급거 한국으로 들어온 리는 "한국에서 잠깐 뛰는 선수가 아니고 할머니의 나라에서 나의 뿌리를 찾고 싶었다"며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의욕도 국적 취득에 나서게 된 배경"이라며 귀화를 추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2015-2016 시즌 정규리그에서 15.2점을 넣고, 10.4리바운드를 기록해 리바운드 1위에 올랐던 리는 KEB하나은행을 창단 후 첫 준우승으로 이끄는데 기여했다. 이 때문에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리는 "내가 엄청난 선수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도 "소속팀에서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두도록 돕는 입장이었고 한국 대표팀이 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온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시즌 동안 바쁜 일정 때문에 제대로 한국어를 배우지 못했다. 다음 시즌에는 통역이 항상 붙어 있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한국어를 익히겠다"고도 약속했다.

한편 이날 리와 함께 특별 귀화 심사 대상자였던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는 추천 심사에서 부결됐다.

에루페는 지난 2012년 12월, 말라리아 예방 접종 당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2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전적이 문제가 됐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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