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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3개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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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84)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1·사진)씨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탐사보도협 문건 공개
"한국인 195명 신원 확인 중"
노 측 "중국 사업하려 세워"

비영리 인터넷언론매체 ‘뉴스타파’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자료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자료다. ‘조세도피’ 분야에서 악명이 높은 파나마 로펌(‘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내부자료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재헌씨는 2012년 5월 18일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세 개를 설립했다.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지시아이 아시아(GCI Asia), 루제스 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 등이다. 뉴스타파는 이 회사들이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비자금을 은닉하기 위한 용도로 세워졌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재헌씨가 이혼소송을 진행하면서 비자금 유무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시기에 설립된 점 ▶각 회사의 소유 구조가 복잡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재헌씨 측은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할 목적으로 회사를 만들었으나 사업 진행이 안 돼 계좌도 개설하지 않은 상태”라며 “비자금과는 일절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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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측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한국 관련 문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조세피난처에 회사를 설립한 한국인 195명을 추려 냈다”며 “신원확인을 거쳐 공적 보도 가치가 있는 사람의 명단과 취재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 “원본 입수 탈세혐의 조사”=국세청은 원본자료를 입수해 관련 명단을 분석하고 혐의가 포착될 경우 정식 세무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2013년에도 국세청은 뉴스타파가 제기한 역외탈세 의혹 한국인 182명 중 48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1324억원을 추징했다. 한 국내 로펌 변호사는 “돈이 들어 있는 계좌가 아닌 회사만 확인한 상태라 실제 비자금이 은닉됐는지, 탈세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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