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안보팀 6인 '그런데 누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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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달 21일 자신의 외교안보 자문단인 ‘국가안보자문위원회(NSAC)’ 명단을 공개했을 때 워싱턴 정가는 어리둥절해했다.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 많아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조차 구직·인맥 관리 웹사이트인 ‘링크드인’에 접속해 이들이 누구인지 찾아봤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반이민파 세션스 외 존재감 미미
외교 인사도 인터넷 찾아볼 정도

대테러전문가 파레스는 반무슬림
파파도풀로스, 2009년 대학 졸업
군 출신 켈로그·페이지도 무명

아산정책연구원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공화당의 전통 가치를 표방하는 인물들보다는 글로벌 이슈에서 미국의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고립주의자들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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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세션스, 파레스, 파파도풀로스, 슈미츠, 켈로그, 페이지.

NSAC 위원장으로 소개된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반(反)이민파다. 현재는 상원 군사위 전략군사소위원장이다. 2012~2013년 주미 한국대사관이 미국 취업비자(H1B) 때문에 접촉했을 때 세션스 의원은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NSAC 소속으로 이름이 공개된 나머지 5명도 낯선 인물들이라고 외교부 당국자들은 곤혹스러워했다.

① 왈리드 파레스=트럼프가 “대테러 전문가”라고 소개한 인물. 레바논 출신 학자로 미 국방대(NDU) 전직 교수다. 2012년 대선에선 공화당 밋 롬니 후보의 자문을 맡았다. 미 언론은 그가 ‘반(反)무슬림’ 인사라며 레바논 내전에서 무슬림파 학살을 주도한 기독교 민병대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② 조지 파파도풀로스=2009년 대학을 졸업한 ‘젊은 피’다. 에너지 전문가로 외교안보 경력은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에너지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등에 쓴 3건의 칼럼 외엔 논문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언론담당 총책인 호프 힉스(27)도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의 딸 이반카와의 인연으로 캠프에 합류한 그를 뉴욕포스트는 “패션모델 같은 외모 때문에 관심을 끈다”고 평가했다.

③ 조셉 슈미츠=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국방부 감찰관으로 일했다. 퇴직 후 미 군사업체인 블랙워터의 모기업인 프린스그룹에서 일했다. 미 언론들은 “도덕성이 생명인 감찰관이 자신의 경력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아버지가 전 공화당 의원인 존 슈미츠다.

④ 키스 켈로그 주니어=육군 중장 출신으로 정보기술(IT) 기업 보안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연합군임시행정처(CPA)를 총괄했다. 퇴직 후엔 IT 관련 컨설턴트로 오라클 등에서 일했다. 역시 외교안보 쪽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⑤ 카터 페이지=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에너지 전문가다. 미 외교협회(CFR)에서 카스피해 지역과 구소련의 경제발전 분야 담당 연구원으로 일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를 도발했다”며 오바마 행정부와 배치되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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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트럼프가 ‘가장 존경하는 외교 전문가’로 꼽은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도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국무장관(1982~89)을 지낸 그는 동맹국과의 비용 분담을 강조한다.  

전수진·유지혜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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