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이 중국·일본과 손잡고 평화 위한 필묵연대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기사 이미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재개관 기념전 ‘서書로, 통일統一로-통일아!’를 1일 서예진흥정책포럼 관계자들이 관람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한국서예단체총협의회 최은철·박양재 공동대표, 홍석현 서예진흥재단 이사장,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윤점용 공동대표, 김진희 서예가,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부장. [사진 오종택 기자]

2013년 11월 발족 이후 줄기차게 달려온 ‘서예진흥정책포럼’(이하 포럼)의 열 번째 공식 행사가 1일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렸다. 한국 서예문화 부흥을 기치로 3년 전 창립한 포럼의 성과를 중간 점검하고 미래를 다시 기약하는 자리다.

서예포럼, 3년 만에 서예계 통합
“동아시아 협력으로 가치 넓혀야”

지난 30여 년 동안 네 단체로 나뉘어 있던 서예계가 ‘한국서예단체총협의회’(공동대표 최은철·윤점용·박양재·김영기)로 하나가 된 것은 포럼이 짧은 기간에 이뤄낸 큰 성과로 평가받았다. 한국 서예의 장기 발전전략과 재원을 마련할 ‘서예진흥재단’의 출범,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재개관도 주목할만한 성과다. 포럼이 추진해온 ‘서예진흥법’은 현재 19대 국회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서예문화를 뒷받침할 이같은 하드웨어를 발판으로 새롭게 도약할 방향은 동아시아다. 이번 제10차 포럼의 주제도 ‘동아시아 지(知)의 공동체 건설과 서(書)’였다. 한국 서예의 가치를 동아시아 협력의 차원으로 넓히려는 시도다.

홍석현(중앙일보·JTBC 회장) 서예진흥재단 이사장은 이날 기조강연(‘변혁시대에 동아시아 평화와 정신교육을 이끌 서예의 힘’)을 통해 “한국이 중국·일본과 ‘서(書)로 서로’ 손잡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필묵연대(筆墨連帶)’를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홍 이사장은 “나이·국적·장르를 다 열어놓고 서(書)를 중심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여기 서예박물관에서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세계 유일의 이 서예문자예술전문 박물관은 축구로 치면 월드컵 경기장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서예가들이 진면목을 겨루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며 “서(書)의 철학, 붓의 기(氣)로 한국이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의 길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기부터 서예진흥정책포럼을 이끌어온 최재천 국회의원(무소속)은 “서예가와 인문학자, 다른 장르의 예술가, 연구자들이 모여 서(書)를 중심으로 지(知)의 연결망을 점차 구축한다면 남북도 동아시아도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인범 상명대 교수는 ‘분단과 통일의 미학예술학적 과제-서예박물관 재개관이 던지는 화두’를, 북디자이너 정병규 정병규학교 대표는 ‘서(書)와 타이포그라피’를, 김병기 전북대 교수는 ‘서예, 순수의 응용 사이’를 각각 발표하며 서예가 펼쳐갈 미래를 진단했다.

글=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