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기도 시간' 좀도둑이 노린다

미주중앙

입력

조명이 꺼진 기도시간에 좀도둑 피해를 당한 한인교회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3일 오후 8시 LA지역 6가와 버질 인근의 남가주영광의교회(담임목사 김철수)는 수요기도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담임목사는 설교를 마친 뒤 평소와 같이 조명을 끄고 기도 시간을 진행했다.

김철수 목사는 "기도를 하려는데 처음 보는 여성 2명이 들어와 맨 뒷자리에 앉더라"며 "새 신자인 것 같아 기도회가 끝나면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곧 없어졌다"고 말했다.

기도회가 끝난 후 교인 1명이 가방 안에 있던 지갑(현금 200달러 포함)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교인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이미 늦었다. 기도회 시간 동안 이 교인의 신용카드로 인근 주류대형마켓에서 수백 달러 이상의 물품 거래가 결제된 것.

김 목사는 "교회에는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고 기도와 찬양 시간이 되면 불을 끄고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을 악용한 사건 같다"며 "주변 교회 목사님들과 이 사건을 나누던 중 최근 다른 몇몇 교회에서도 유사한 피해를 당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LAPD 수사관계자는 "교회는 다른 건물들에 비해 외부 사람이 쉽게 드나들 수 있고 방범 상태가 허술하기 때문에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에서는 예배나 기도 시간에 좀 더 종교 의식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불을 끄기도 한다.

권태산 목사(올림픽장로교회)는 "꼭 조명을 끌 필요는 없지만 하나님께 모든 마음을 쏟을 수 있게끔 좀 더 집중력을 높이는 하나의 방편"이라며 "하지만 모두에게 열려있는 교회 공간이라도 낯선 사람은 주의해야 하고 절도사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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