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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75분→25분→80분…박 대통령, 대북 공조 릴레이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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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시간42분과 3시간15분.

미국과는 이견 없어 짧은 시간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도 논의

전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중·일 정상의 연쇄 협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걸린 시간이다. 한·미→한·미·일→미·일→한·일→한·중 순서로 오전 10시35분에 시작돼 오후 6시17분에 끝났다. 후자는 그중 박근혜 대통령이 회담한 시간이다. 대북제재 공조를 위해 이뤄진 전례 없는 ‘마라톤 회동’이었다.

첫 테이프를 끊은 한·미 정상회담은 15분 동안 진행됐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양국 간 공동 인식과 협력을 토대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 시간이 15분에 불과했던 데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1월부터 한·미는 거의 실시간으로 의견 교환을 해 왔다. 이견도 전혀 없고 이심전심이라 시간이 많이 필요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미 회담이 끝나자마자 한·미·일 정상회의가 이어졌다. 75분 동안 진행됐다. 3국이 모두 의견을 개진하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렸고, 후반부에는 북핵뿐 아니라 테러리즘 대응 등 다른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고 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한·미 회담보다 10분 긴 25분 동안 진행됐다. 지난해 타결한 12·28 위안부 합의의 이행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회담 내용도 중요하지만 한·미·일 정상이 양자 회담과 3자회의를 통해 각기 두 번씩 얼굴을 마주하고 북핵 문제를 논의한 것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 한·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많은 80분을 썼다. 대북제재 공조 말고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인문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의제들을 논의했다. 정부 당국자는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회담이었지만 단독 회담 못지않게 다양하고 깊은 대화가 오갔다”고 전했다. 회담 뒤 양국은 판다 연구 등 올해 추진할 69개 인문 유대 사업을 발표했다.

회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시 주석이 먼저 회담 장소인 워싱턴 옴니쇼어햄 호텔에 도착해 박 대통령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 주고 있는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중국에서 온)판다들이 한국 국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하자 시 주석이 웃음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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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1년의 계획은 봄에 달려 있다. 이번 회동이 마침 이른 봄 3월에 성사됐다”며 “대통령님과 심도 깊게 의견을 교환하고 각 분야의 교류협력을 심화시키고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순조로운 발전을 추구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5시(현지 시간)부터 백악관에서 열린 리셉션과 정상 업무만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두 사람이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형구·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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