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을 가죡처럼…애사심 북돋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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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이 햇별을 못보고 그대로 창고에서 낮잠을 자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전문가들이. 머리를 싸매고 기술을 개발하지만 이 기술을 기업화로 연결시키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뜻에서 이제 겨우 사기를 내건 (주)대풍의 서석철사장(32)은 남다른 데가 있다.
도정업을 하다가 첨단산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81년 KA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최홍식박사팀이 개발한 「미강(살겨)안정화기술」을 도입, 미강안정화처리기를 생산키로 하고 회사를 차렸다.
이 기술은 살겨에 남아있는 유지성분을 식용유의 원료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비법.
『이 기술이 벤처아이템일뿐만 아니라 국내자원이 부족한 우리 실정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도움이 되겠기에 사업에 뛰어들었읍니다』
서사장은 『국내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우수한 노하우가 제대로 산업화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안타까와 하면서 『정부차원의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겨의 75%정도만 안정화처리를 해도 연 4천6백만달러 상당의 식용유용 대두를 수입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서사장의 주장.
그러나 도정업자들의 이해부족과 보수적 경영으로 기계의 판매보급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 놓는다.
서사장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데 뜻이 있고 일확천금을 노려 쌀겨안정화기계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
중소기업의 경우 고유업종을 특화시켜 나가며 기술을 축적하는것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나가는 길이라고 소신을 밝힌다
평소 종업원을 상하관계가 아닌 가족처럼 대한다는 서사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따뜻한 분위기가 없다면 어떻게 지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약력>
▲53년 충북영동생 ▲건국대 경제과 졸 ▲81년 (주)대풍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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