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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의 영광」다시한번…|양영자-윤경미 두 어깨에 한국탁구의 운명을 건다|세계선수권 앞으로 한달…마무리훈련에 비지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양영자와 윤경미의 두 어깨에 한국탁구의 운명이 걸려 있다.
「사라예보의 영광」이후 12년. 오랜 침체속에 연거푸 패배의 쓰라림을 겪어온 한국 탁구는 이제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자리가 없다.
세계정상 탈환이 당장은 어렵더라도 탁구가 정식 채택되는 88올림픽을 겨냥, 탈슬럼프를 서둘러야 한다. 따라서 한국탁구의 힘찬 재기와 설욕을 바라는 팬들의 염원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제38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28∼4월7일·스웨덴 고덴베리)까진 앞으로 한 달. 오는 13일이면 적응훈련을위해 현지로 떠난다.
지난해 12월 새로 구성된 대표팀(남5, 여5)의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기흥 전용체육관에서 마무리 훈련에 여념이없다.
한국여자팀의 경우 양영자(제일모직)와 윤경미(경희대)외에는 달리 기대를 걸어볼만한 선수가 없다.
양영자는 남자선수를 방불케하는 파워드라이브가 주무기.
83년 5월 동경세계선수권 개인단식 준우승자로 세계랭킹 2위.
윤경미는 전진 속공수로 자극적인 기습공격이 돋보인다. 세계랭킹 23위.
양영자와 윤경미는 전형은 판이하지만 각자 자기 스타일의 탁구를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에 믿음직스럽다.
파워드라이브야 같은 대표팀의 김영미(동아건설)도 뛰어나고 빠른 박자의 속공이야 이선 (부산코카콜라)이 더 뛰어나지만 「기술을 소화한다」는 측면에선 이 둘을 따를 수 없다.
게다가 양영자, 윤경미는 콤비 플레이가 뛰어나 복식에서는 떼어 놓을 수 없는 단짝.
여자팀 코치로 끊임없이 이들을 독려하고있는 이에리사는 『영자가 간염에서 완전히 회복했고 경비도 체코오픈에서 유럽최강인 소련의 「포포바」(세계랭킹 8위)를 두번이나 꺾는등 꾸준히 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 기대를 걸 만하다』는 얘기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팀의 목표는 준우승. 최소한 소련·유고·헝가리는 잡아주어야 한다.
따라서 체코오픈에서의 결과를 토대로 대유럽작전에 훈련의 촛점이 맞춰지고 있으며 유럽식 공격스타일의 남자 주니어선수 4명이 연습상대가 돼 주고 있다.
한편 남자는 5위권이 목표이며 개인전에서는 남자복식의 김완·김기택조와 여자복식의 양영자-윤경미 조가 결승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공과 유럽의 수준향상으로 전망은 어두운 편. 그러나 선수들이 휴식시간까지 반납하고 훈련에 열중, 이들의 정신력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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