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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여유, 공연으로 즐기세요…편견 깬 브런치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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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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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전당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손현주의 이야기가 있는 국악콘서트’. 배우 손현주(왼쪽)와 국악인 조세린·조종훈씨가 공연 했다. [사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자~ 이번에는 제가 단가를 한 번 뽑아 보겠습니다. 쑥~대 머리.”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의 새 실험
지역민 문화체험의 장으로 떠올라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예술극장. 배우 손현주가 익살스런 얼굴로 춘향가의 한 대목인 ‘쑥대머리’를 부르자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시아문화전당 측이 마련한 ‘배우 손현주의 이야기가 있는 국악콘서트’ 공연의 한 장면이다.

손현주는 판소리를 하기 전에 부르는 단가 시범을 통해 관람객과의 거리를 좁혀갔다. 오전 11시라는 이른 시간에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손현주의 입담과 국악이 어우러진 공연을 보며 연신 박수를 쳤다. 황병기 가야금 명인이 작곡한 침향무(沈香舞)가 연주될 때는 숨소리를 죽인 채 가야금 소리에 심취했다.

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enter)이 기획한 ‘ACC 브런치 콘서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브런치는 ‘Breakfast(아침)’와 ‘Lunch(점심)’의 합성어다. 차와 간단한 식사를 관객들에게 제공한 후 오전 11시쯤 여는 공연을 일컫는다. 2004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11시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공연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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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선 2010년 8월 첫 공연 이후 간헐적으로 이어져오던 것을 아시아문화전당이 정기 공연형태로 만들어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아시아문화전당을 널리 알리고 지역민들에게 문화체험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콘서트가 열린 지난달 3일에는 지휘자 금난새의 무대를 보려는 시민들이 350석인 객석을 가득 메웠다. 두 번째 무대인 이날 손현주의 공연에도 280명이 공연장을 찾아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손현주·고명환과 함께 무대에 오른 미국인 조세린(배재대 국제학부) 교수는 동해안 별신굿 이수자인 조종훈 고수의 장단에 맞춰 가야금을 연주했다. 조 교수는 영어·중국어·일본어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국악을 알려온 음악인이다. 오는 27일에는 ‘바리톤 김동규와 쓰리 소프라노’라는 주제로 브런치 콘서트가 열린다. 주부 정한나(38·여)씨는 “오전시간을 이용해 지역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ACC 브런치 콘서트 티켓은 전석 2만원이다. 예매는 ACC 홈페이지(www.acc.go.kr)나 콜센터(1899-5566)를 이용하면 된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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