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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만난 사람] 큰손 유커 전용기로 모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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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경기도 가평 유명산 자락, 골프장 인근에 76채만 분양한 회원제 리조트, 전용면적 261~363㎡(79~110평) 객실마다 딸린 넓은 테라스와 개인 수영장·온천탕, 분양가만 최소 3억원에서 최고 25억원, 회원 전용 ‘버틀러’(butler·집사)에 전용기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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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규 에머슨퍼시픽 대표가 18일 경기 가평의 아난티 클럽 서울의 펜트하우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아난티 서울을 판에 박힌 서울 시내 특급 호텔과 다른 리조트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오상민 기자]

100% 분양을 마치고 최근 문을 연 ‘아난티 클럽 서울’의 프로필이다. 지난 18일 아난티 서울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이만규(46) 에머슨퍼시픽 대표는 “특급 호텔보다 나은 시설에서 별장보다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VVIP의 수요에 주목했다”며 “대리석과 샹들리에로 치장한 ‘가짜 럭셔리’가 아닌, 고객의 휴식을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리조트”라고 소개했다.

에머슨퍼시픽 이만규 대표
가평에 문 연 리조트 아난티 클럽
분양가 최고 25억원 럭셔리 전략

국내 호텔 리조트가 ‘유커’ 특수를 맞아 너도나도 중저가 호텔 짓기에 여념없을 때 이 대표는 ‘고급화’와 ‘회원제’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아난티 서울만 해도 설계는 켄 민 성진(미국), 조명은 네이슨 톰슨(호주), 환경 설비는 IMTEC(독일) 같은 세계 최고 전문가가 5년간 매달려 만들었다.

보통 리조트 설계는 6개월이면 끝나지만 도면을 100번도 더 수정하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레스토랑만 해도 처음엔 화강암 바닥으로 깔았다가 ‘밥먹는 공간 만큼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나무로 마감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이 나와 전부 뜯어내고 나무 바닥으로 바꿨을 정도니까요.”

리조트 곳곳에서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묻어났다. 에어컨·히터 대신 차가운 물이나 복사열을 통해 데운 물을 객실 곳곳에 순환시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식당·피트니스 클럽·로비 곳곳에서 고객끼리 시선을 마주치지 않도록 인테리어 장식으로 가린 점도 눈에 띄었다. ‘버틀러’ 서비스도 도입했다. 예약부터 애프터서비스(AS)까지 버틀러 한 명이 회원 20~30명을 전담 관리한다.

전용기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지난해12월 1806억원의 투자를 따낸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의 계열사인 민생국제통용항공과 협력할 계획이다. 그는 “중국 상하이·톈진 등 한국에서 2시간 이내 거리 ‘수퍼 리치’ 고객에게 전용기로 한국에 닿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중엔 363㎡ 규모 90채로 구성한 ‘아난티 해운대’가 문을 연다. 역시 객실 테라스마다 단독 수영장을 갖춘 최고급 리조트다. 조만간 제주도, 중국 상하이에도 리조트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불황에 시달리는 리조트 산업의 전망에 대해 그는 “리조트는 1000년 전에도 있었고 1000년 뒤에도 있을 것이다. 잘 만드는 리조트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머슨퍼시픽=1995년 코스닥에 상장한 국내 최초의 리조트 전문 개발 회사.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경남 남해), 에머슨 골프클럽(충북 진천), 세종 에머슨 컨트리클럽(세종) 등을 운영한다. 이 대표는 2002년 아버지 이중명(73) 에머슨퍼시픽 회장이 운영하던 대명개발(현 세종 에머슨클럽) 이사로 경영에 합류했다.

가평=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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