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 안 되는 노트북, 1000원 커피…상식 깨고 가성비 높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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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 중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제품은 소수다. 올해 1~3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상품은 기존의 틀을 깨고,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켜 살아남았다.

LG PC 그램 15, 카페25 등
올해 1분기 9개 제품 선정
“고품질에 합리적 가격 갖춰”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 김종립)이 30일 선정한 ‘2016년 1분기 THE PROUD 주목받는 신상품’을 분석한 결과다. 올해로 24회 째를 맞는 ‘THE PROUD’는 국내 소비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상품평가제도다. 기업에는 어떤 상품을 개발해야 할지 목표점을, 소비자에게는 가치있는 구매 활동의 기준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주목받는 신상품’, ‘고객가치 최우수상품’, ‘대한민국 명품’ 등 세 가지 부문이 있다. 특히 ‘주목받는 신상품’은 최신 시장 흐름을 바로 반영하기 위해 분기 별로 조사·발표한다.

올 첫 분기의 ‘주목받은 신상품’은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의 커피브랜드 ‘카페25’, LG전자의 노트북 ‘LG PC 그램 15’, LG전자의 ‘휘센 듀얼 에어컨’, 기아자동차의 중형 세단 ‘올 뉴 K7’, 아모레퍼시픽의 남성용 화장품 ‘오딧세이 블루에너지 파워 올인원 에센스’, 위닉스의 공기청정기 ‘위닉스 타워’, 일룸의 가구 ‘스마트 밸런스 모션데스크·모션베드’, 팔도의 짬뽕라면 ‘팔도 불짬뽕’,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현대라이프 양·한방건강보험’ 등 9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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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상식을 깨라=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영역을 개척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LG전자의 노트북 ‘LG PC 그램 15’은 ‘화면이 커지면 노트북이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는 편견을 깬 제품이다. 15.6인치(39.6㎝)의 큰 화면인데도 가볍다. 1㎏이 채 안된다. 커피 두 잔 정도 무게(980g)다.

LG전자의 ‘휘센 듀얼 에어컨’은 인체 감지 카메라를 이용해 사람이 있는 곳에만 바람을 보내는 절전 제품이다. 기존의 에어컨과 완전히 다른 컨셉트다. 일룸의 ‘스마트 밸런스 모션데스크·모션베드’는 ‘가구는 움직이기 어렵다’는 상식을 깼다. 버튼 몇 개로 책상과 침대의 길이와 각도를 조절해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변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현대라이프 양·한방건강보험’은 한방 치료에는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KMAC는 “사물인터넷(IoT)과 가상현실(VR) 등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확보됐다”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소비자의 소비 심리를 뒤흔들 정도의 ‘특별함’이 있다면 소비자가 지갑을 연다”고 분석했다. 가구업계와 이동통신사 간의 기술 제휴를 통해 탄생한 ‘IoT 스마트 가구’가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식으로,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낳는다’는 것이다.

◆‘가성비’를 높여라=소비자가 늘 선호하는 ‘품질은 좋지만 가격은 비싸지 않은 제품’은 소비 침체 상황에서 더 각광을 받았다. 편의점 GS25에서 파는 ‘카페25’는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원두 커피 못지 않은 품질을 지향하는 ‘1000원짜리 커피’로 인기를 모았다.

팔도의 ‘팔도 불짬뽕’은 소비자가 집에서 간편하게 끓여먹을 수 있으면서도, ‘중화요리점 특유의 불맛’을 재현해 ‘전문점에서 파는 짬뽕과 비슷한 맛을 간편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의 ‘오딧세이 블루에너지 파워 올인원 에센스’는 수분·보습·탄력·주름개선·피지관리·미백·진정 등 7가지 기능을 한 제품에 모두 담았다. 각각의 기능을 갖춘 제품 대신 한 가지 제품만 바르면 되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 들고 바르기도 간편하다.

이들 제품은 모두 KMCA가 ‘가성비 제품’(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제시한 사례다. KMAC는 ‘가성비 제품’을 단순히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갖춘 상품’이라고 정의했다.

이기동 KMAC 진단평가본부 팀장은 “1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정보를 얻는 방법이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소비자가 더욱 똑똑해졌다”며 “현명한 스마트 슈머(똑똑한 소비자, smart+consumer)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보다 나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융합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상품이 가진 상식을 깨 차별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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