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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교대』로 "민의새출발"|기대와 아쉬움…장관바뀌는 각부처|"낯익은 얼굴"…반가운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민심일신을 위한 새 내각이 닻을 올린 19일 정부 각 부처는 신·구 장관의 임무교대로 술렁거리는 가운데 공무원들은「총선민의 수렴내각」의 시정방향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전날 개각발표에서 새 내각의 낯익은 면모에 한구석 아쉬움을 가졌던 시민들도「얼굴은 낯익어도 기대는 새롭다」며 새 내각의 무엇보다 큰 책임인 총선민의의 수렴에 모두가 기대를 걸어보는 모습들이었다.

<총리실>
19일 상오 9시 종합청사에 첫 등청한 노신영 신임 총리서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특유의 재치와 말솜씨로 기자들과 일문일답.
노총리서리는『전두환대통령의 통치철학과 경륜을 받들어』라는 말을 전제로『신뢰받는 정부가 되도록 하겠다』고 신임소감을 밝히면서 이번 총선은 미·일 등에서도 공개적이고 공명한 선거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
그는 또 이번 내각을 어떻게 부르는게 좋겠느냐는 물음에『갑자기 부름을 받아 미처 생각을 못했으니 여러분이 작명해달라』고 응답.
노총리서리는 20여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직항해 임명장을 받고 종합청사로 다시 돌아와 대기중인 신임 국무위원을 비롯한 재경 3급이상 공무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취임식장으로 입장.
30여분간의 취임식이 끝나자 노총리서리를 비롯한 전 국무위원들은 노총리서리가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를 갖고 서동권 검찰총장의 임명안을 첫 안건으로 의결. 전임 진총리가 3개월 반이나 종합청사를 비우다가 새 주인이 들어오자 종합청사는 본격적인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

<내무부>
주영복장관의 퇴임에 서운해 하면서도 신임 정석모장관이 순경에서부터 내무차관에 이르기까지 내무부에서 뼈가 굵은 내무행정 통이기 때문에 무척 반가운 표정들.
특히 내무부간부들은『정장관이 합리적이고 포용력이 있어 인사 등 시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정장관의 금의환향에 기대를 걸었다.
간부들은 다른 한편으로는 도지사·경찰국장 등 후속인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한편 전임 주장관은 상오 10시 내무부회의실에서 있은 이임식에서『식구가 많은 집살림은 그만큼 어려운 법』이라며『신임 정장관을 정성껏 보필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

<법무부·검찰>
장관으로 영전된 김석휘 검찰총장 비서실은 18일 하오에 이어 19일 상오에도 각계로부터 축하전화가 쇄도, 10여대의 전화가 불이날 정도.
신임 김장관은 19일 상오 신임장을 받기 위해 자택에서 곧바로 청와대로 직행했으며 서동권 신임검찰총장은 평소처럼 서울 고검장실에 출근,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법무부·검찰의 직원들은 총장이 장관으로, 서울고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영전한데 대해 예상했던 인사라며『검찰내부에 큰 변혁은 없을 것』이라고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
한편 전임 배명인장관은 개각발표 직후인 18일 하오6시30분쯤 몰려든 실·국장들에게 『그동안 수고 많았다. 신임장관을 잘 모시라』며 일일이 악수.

<문교부>
직원들은『신임장관이 그동안 청와대에서 교육문제를 다뤄왔기 때문에 장관교대에 따른 문교행정의 단절현상은 없지 않겠느냐』면서 현안의 학원문제에도 정치학교수다운 정치력 발휘를 기대.
전임 권이혁 장관은 상오9시30분에 등청, 30분만에 이임식을 끝내고 진의종 전국무층리댁을 찾아 퇴임인사를 했다.
권장관은 이에 앞서 인사차 온 이현재 서울대총장 등 재경기 관장들에게『그동안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골치아픈 일만 계속 벌어져 여러분들과 자주·만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말하기도.
신임 손제석 장관은 이날 하오에 있은 취임식에서『장관이 바뀐것을 계기로 심기일전해서 교육발전에 노력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
손장관은 학원사태에 대해서도『금년에는 학원이 스스로 자율화 조치를 소화하고 뿌리내리게 해서 문교부가 학원사태로 문교행정의 본령을 희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수산부>
황인성 농수산부장관은 19일 상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자택을 찾은 조익래차관과 신·구장관 이취임식 일정 등을 상의했다.
황장관은 제1종합청사에서 개최된 총리취임식에 참석한 후 조차관과 함께 시내에서 점심을 같이 하고 하오2시 농수산부회의실에서 본부사무관이상 직원과 산하단체 부처장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한편 전임 박종문장관은 낮12시 시내 S음식점에서 국장단들과 점심을 같이한 후 하오1시30분 농수산부 회의실에서 있은 이임식에 참석,『황장관을 잘 보필, 풍년농사를 지을 것』 을 당부.

<노동부>
직원들은 19일 상오9시 2층 회의실에서 전임 정한주장관의 이임식을 마치고 현관앞에 도열, 떠나는 정장관을 박수로 환송.
전임 정장관은 이임식에서『2년 9개월의 재임기간 중 노동행정에 최선을 다해준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며『겸허한 인품과 탁월한 능력을 가진 조철권 새장관을 잘 보살펴 시대를 끌고가는 노동행정이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부탁.

<체신부>
뜻밖의 인물을 새장관으로 맞게된 체신부는 19일 상오 오명차관주재로 긴급실·국장회의를 열고 신임 이자헌장관을 맞을 준비로 부산.
직원들은 이장관이 3선의지역구출신의원이어서 평소에 늘 애를 먹던 당정협조와 국회와의 관계가 원만해 질 것을 기대하면서도『업무가 생소한 장관을 맞을 때마다 곤혹감을 느낀다』고 했다.
체신부 신·구 장관은 개각이 발표될때까지 모두 모르고 있다가 측근들로부터 소식을 전해듣고 놀랐다는 후문.

<문공부>
신임 이원홍장관이 KBS에서 불도저식으로 일처리를 했던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문공부 직원들은 지금부터「일복」이 터지지 않나 걱정과 기대가 교차.
특히 신임 이장관이 신문·방송 등 언론기관과 해외공보관장도 지낸 전력에 비추어 문공부 일을 어느 장관보다 잘 파악하고 있어 업무수행은 별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일에 극성이라는 그의 성격을 은근히 불안해 하는 분위기도 감돌고 있다.
한편 2년 9개월만에 물러난 이진희 문공장관은 19일 이임사를 통해『그동안 문공부 전직원들이 많은 일을 해 문공부사에 이정표를 세웠다』고 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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