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5)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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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수년 전까지만 해도 골프라고 하면 귀족적인 운동 또는 돈 많은 사람들의 자기과시라는 질시를 받아왔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심신의 건강을 고르게 유지시켜주는 운동으로 점차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퍼블릭코스가 생긴다면 5천 원 정도로 4시간을 즐기고, 친구를 사귀며, 기분전환이나 체력증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골프의 특징은 재미가 가미된 자연스러운 운동이라는 점이다. 공을 따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걷는 거리가 대략 10㎞에 이른다. 10㎞라면 약1만 보 이상을 걷는 것으로「나의 건강을 위해 걸어야만 한다」는 의무감 없이 이만큼을 걷기란 쉽지 않다. 거기다가 교외의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신다는 보너스의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 골프다.
골프는 운동량 자체로도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휴식 때의 체내 기초대사를 1로 보는 대사율 비교에서 운동이 되려면 비교대사가 1.6이상은 되어야한다.
각종 생활과 운동 때의 비교 대사 치를 보면 독서가 0.3, 자동차운전이 0.8∼1.2, 산책이 1.5로 운동의 법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1분에 60m속도로 걸을 때는 비교대사가1·9가되어 약한 운동에 속하며 조깅은 6.2∼7.3정도로 훌륭한 운동이 된다. 골프는 조깅이나 속보보다는 약간 낮은 3∼4의 비교 대사 치를 갖고 있으므로 운동 효과도 있고 그렇다고 격렬한 운동도 아닌 중간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 때문에 여자나 나이든 사람들도 큰 육체적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잇점이 있다.
골프는 이 같은 육체적 운동효과도 얻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얻는 것이 더욱 많은 운동이다.
탁 트인 푸른 산과 들을 새소리·바람소리를 들으면서 걷고 친구와 구수한 대화를 하면서 운동을 하게되니 스트레스 해소에는 그만이다. 또 매너를 중시하는 운동이어서 그 방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여 승리하는데 주안점이 있지만 골프는 자기만 잘 치면 된다.
그러니까 자기와의 싸움이다. 공을 똑똑히 보아야하고 욕심을 내서는 안되며 힘을빼면 더 강하게 칠 수 있는 등 자제력을 기르는데 수신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또 골프는 다른 사람이 보는데서 남부끄럽지 않게 하려면 주중에도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해야만 한다 .과거에 프로 골퍼였다 하더라도 계속연습을 하지 않을 경우 기록이 형편없이 떨어진다.
골프는 일주일에 한번 연습하면 기록이 줄고, 두 번 연습하면 현상유지가 되며, 세 번 연습해야 기록이 향상된다고 한다. 그러 자니 아주 짧은 시간을 아끼면서 연습을 부지런히 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 신체적·정신적 건강증진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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