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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콜드크림, 미세먼지·피부탄력 잡으러 왔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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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콜드크림이 다시 화장대로 돌아왔다. 사진 맨 왼쪽부터 ① 크리니크 컨투어링 마사지크림 마스크와 소닉 시스템 퓨리파잉 클렌징 브러쉬(전동 마사지 기기) ② 아이오페 모이스처 스킨 마사지크림 ③ 참존 컨트롤 크림 ④ 어바웃미 스킨 톤업 마사지크림.

2000년대 자취 감춘 유분 많은 콜드크림
순하게 각질 케어, 모공 속 노폐물 제거
기능성 업그레이드…화장 지운 후 사용

“화장품 안 필요하니?” “콜드크림이 필요하긴 한데…”

“우리 회사에서 억수로 좋게 나온 콜드크림이 있는데, 팬더도 백곰으로 만들어준다.”

 지난 22일 방영된 TV 아침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의 배경은 6·25전쟁 직후 1950년대. 이 드라마에서 콜드크림은 화장품의 대명사로 쓰였다.

 콜드크림은 기름기, 즉 유분이 많은 크림이다. 얼굴에 발라 마사지하는 마사지크림을 말한다. ‘콜드’란 이름은 크림 속에 들어있는 수분이 마사지할 때 날아가면서 느껴지는 시원함 때문에 붙었다.

 이 크림의 기원은 2세기경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의료·약학 전문가인 갈레누스가 향기 나는 연고에 물을 더해 만든 크림 ‘케로툼’이 로마 궁중 여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전해진다. 오늘날과 같은 콜드크림은 1876년 ‘바셀린’이 처음 만들었고, 1907년 ‘폰즈’가 제품을 내놨다.

 콜드크림은 90년대까지 집집마다 어머니의 화장대에 하나씩은 꼭 놓여있는 필수품이었다. 당시엔 화장품으로 콜드크림만 한 게 없었다. 클렌징크림, 영양크림, 마사지크림의 역할을 이것 하나로 해결했다. 콜드크림으로 유명했던 ‘참존 컨트롤 크림’은 90년대 중반 한 해에 120만 개 이상씩 팔렸다.

 하지만 콜드크림의 인기는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시들해지기 시작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의 화장대에서 종적을 감췄다. 화장을 지울 수 있는 전용 클렌저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다양한 크림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콜드크림이 다시 나타났다. 콜드크림이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마사지크림’이라는 이름으로도 나왔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어바웃미’는 지난해 ‘스킨 톤업 마사지크림’을 100만 개 이상 팔았다. 올리브영에서도 클렌징 기능이 들어있는 마사지크림이 인기를 끈다. 84년 처음 출시된 후 지금까지 나오고 있는 콜드크림 ‘참존 컨트롤 크림’ 역시 최근 판매가 늘었다.

 갑자기 콜드크림이 다시 나타난 이유는 뭘까. 어바웃미의 안주연 마케팅팀 차장은 “스크럽이나 각질 제거제를 사용하던 여성들이 자극 없이 부드럽게 피부 속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는 마사지크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중국 관광객들은 중국의 심각한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마사지크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 한국 마사지크림을 대량으로 구매해 간다”고 말했다. 임예원 올리브영 매니저는 “저자극으로 각질 케어가 가능한 마사지크림이 인기를 끈다”며 “젊은 층은 ‘뉴트로지나’나 ‘케어존’을, 연령대가 높은 고객은 ‘참존’ ‘폰즈’ 등의 콜드크림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미백·항산화 성분 넣어 효과 높여

요즘 나오는 콜드크림은 클렌징과 마사지 기능 외에도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됐다. 사용감도 과거처럼 무겁지 않고 가볍다.

 어바웃미의 마사지크림엔 레몬·호박 추출물, 로열젤리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색을 환하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아이오페 모이스처 스킨 마사지크림’은 피부 속 콜라겐 재생을 촉진하는 맥아추출물이 들어 있다.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유기농 워터를 넣어 민감한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한란 추출물을 넣은 ‘제주 한란 마사지크림’을 내놨다. 한란에서 추출한 오키델릭서 성분의 항산화 효과로 안티에이징 관리도 겸한다. 크리니크는 올리브 스쿠알렌과 호호바 오일, 피부 탄력 개선에 효과적인 아몬드 씨앗 추출물을 넣은 크림에 마사지 효과를 높여주는 도구를 함께 내놨다.

 
클렌징 후 마사지 해야

콜드크림을 바르면 클렌징이 되고 피부 탄력도 개선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피부과 전문의 김연진 원장(퓨린피부과)은 “콜드크림을 이용한 마사지는 피부 속 혈액과 림프의 순환을 좋게 만들어 피부를 좋게 만들지만 클렌징과 마사지를 동시에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콜드크림으로 클렌징과 마사지를 한번에 하겠다는 생각에 화장한 얼굴에 콜드크림을 바르고 마사지를 할 경우, 크림에 녹은 메이크업 노폐물이 피부 속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콜드크림이나 마사지크림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메이크업을 깨끗하게 지운 후 다시 크림을 발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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