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격전지 지역별 투표성향|고급주택가·달동네 모두「선심」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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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정당의 지지기반은 도심상인·변두리주민, 그리고 「부재자」로 드러났다.
반면 신민당은 중산층이상이 사는 단독주택가·아파트촌은 물론 대부분의 달동네서민표까지 차지하여 거의 전지역·전계층의 지지기반을 과시했다. <관련표 6면>
투표당일까지도「제1야당」이었던 민한당은 강남구에서 민정선대신 유일하게 은메달당선을 냈을 뿐 전지역·전계층에서 외면당했다.
2·12총선의 이변은 그중심인 서울지역 득표분석에서 큰 변혁의 성격을 뚜렷이 하고있다.
교육방은 중산층과 젊은 유권자의 성장등 구조적 변화를 배경으로한 이「현상」은 전통적으로 선심·금품·압력에 약할것으로 여겨졌던 달동네에서까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국의 관심을 모았던 서울종로-중구·강남·성북등 서울지역 격전지를 중심으로 「이변」의 투표성향을 분석해본다.

<종로-중구>
민정의의 이종연후보는 종로에서 이민우후보에게 1천3백23표 뒤졌으나 중구에서 2천8백94표를 앞서 이겼다. 그러나 이종찬후보는 부재자투표가 포함된 청운동에서 이민우후보 보다 4천여표가 앞서 결국 그 덕택으로 금메달을 땄다.
종로구21개동 가운데 민정당은 청운을 포함한 무악·창신1·창신3·숭인1·숭인2동등 6개 달동네에서 야당을 앞서기는 했으나 창신2동에서는 민한의 정대철후보가 1등을 하」백금 여당기반의 관념은 여지없이 깨켰다.
야당후보표를 합할 경우 여당 이후보표를 훨씬능가, 오히려 야당표밭으로 등장했다.
신민당은 효자·사직·삼청·부암·가회·이화·명륜동등 부유층과 중산층이 사는 14개동에서 민정당을 눌렀다.
신민당이 우세한 동가운데 세종로등은 투표자수 3천3백92명가운데 41.6%인 1천4백l2명이 이민이후보에게, 24.6%인 8백3명멸이 이종찬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공관이 있는 삼청동도 투표자 5천1백86명가운데 39.1%인 2천28명이 이민우후보에게, 28.2%인 1천4백66명이 이종찬후보에게 투표.
중구에서는 18개동 가운데명·소공·회현·남대문로 5가·을지로3, 4, 5가동등 주로시장·상가지역인 l2개동에서 민정이 우세했고 장충·광희·신당동등 주택가 5개동에서 신민이 민정을 눌렀다. 특히 서울역맞은편 양동으로 알려진 남대문로5가에서는 투표자 3천8백82명 가운데 58%인 2천2백48명이 이종찬후보에게 몰표를 주었고 이민우후보는 l5%인 5백85표밖에 얻지못해 좋은 대조. 상인들이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과 재개발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행정시책이 걸려있는 지역주민들이 여당에 표를 던진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신정치1번지」로 부상한 강남구27개동 가운데 민정당의 이태섭후보는 부재자투표를 포함시킨 학동과 변두리안 양재·내곡·세곡·일원동에서 신민당의 김형내후보를 앞섰을 뿐 압구정·서초·신사·청담·개포·대치·역삼 이반포·방배동등 고급주택가는 모두선두를 신민당에 양보했다.
고급아파트촌인 압구정동의 경우 신민당이 5천5백68표에 민정당은 3천4백53표, 청담동은 6천1백48표에 3천6백58표, 반포본동에서는 2천7백92표에 1천6백96표, 방배1동에서는 5천7백29표에 3전2백59표로 민정당이 밀렸다.
이밖에 고급단독주택가인 삼성·역삼·신사·논현동 등이나 중산아파트촌인 대치·개포·반포1∼3동등에서도 한결같이 신민당이 선두를 달렸다. 특히 개포동의 공무원아파트투표함에서까지 야당표가 백중세로 나와 이채.
민한당의 이중재후보는 김형내후보가 리드한 22개동과 이태섭후보가 리드한 내곡·세곡동에서는 각각 2위를 했으나 학·양재·일원동에서는3위를 했다.

<성북>
신민돌풍의 표본인 성북에서는 30개동 전역에서 이철후보가 일방적인 몰표를 긁혔다. 고급 주택가로 알려진 성북·안암·동소문이나 달동네로 알려진 길음·하월곡·상월곡동을 통특어어 득표율이 40.6%에 이른다. 이가운데서도 특히 정능·길음·종암·하월곡·우이·장위동등 19개동은 득표을 이 40%이상이고 장위1동외 경우 47.5%에 이르렀다.
이후보를 제외한 김정례·조윤형후보의 싸움에서는 김후보가 돈암2·정능3·하월곡3, 4동등 10개동에서 우세했으나 조후보는 나머지 20개동에서 우세, 일반투표만으로는 조후보가 4천2백59표앞섰다. 그러나 부재자투표에서 김후보가 6천2백54표, 조후보는 9백72표를 얻어 당락이 역전됐다.

<마포-용산>
민정 봉두완후보는 1백6개 투표구 가운데 극빈영세민촌인 난지도(상암동제4투표구)에서만 신민 우승환후보를 앞섰을 뿐 그밖의 전지역서 완패.
난지도의 경우 봉후보가 1천2백44표, 노후보가 4백임표로 3배가까운 봉후보우세.
그러나 노후보는 그밖의 모든 지역에서 2배가까운 표차로 봉후보를 늘러 지지기반을 과시.
특히 지난해 수해지역인 망원·성산·연남·서교동 등에서는 노후보에게 몰표가 쏟아져 수해때 품었던 서민들의 불만이 그대로 표에 나타난 느낌.
이 지역에서 봉후보는 자신의 평균득표율인 29%보다 10%가량이나 못미치는 19.5∼23.3%득표율을 보인·반면 노후보는 연남동에서 최고 61%까지 표를 쓸었다.

<서대문-은평>
서대문의 경우 부재자 투표를 제외하고는 22개동에서 신민의 일방적승리.
대표적인 달동네인 홍은1·2·3동, 남가좌1·2동, 북가주1·2동 등에서 까지 신민은 민정당의 2배를 넘는 표를 얻었다.
중산층 이상이 사는 주택가연희1, 2, 3동에서 민정당윤후보는 총투표2만5천30표 가운데 30%인7천5백74표만을 얻어 야당지지가 70%로 나타났으며 그중 김재광후보는 전체의 47%에 해당하는1만1천711표의 지지를 획득.
이같은 추세는 충정로·아현·대신동 등 다른 투표구와 은평구의 대부분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신민당의 다수·고른 지지를 나타냈다.

<동대문>
41개동 전지역서 신민당이 승리. 지난해 수해지역인 장안1, 2동에서는 신민 송원영후보가 민정 권령우후보를 2배반차이로 눌렀다.
이 지역 전체의 민정득표는 신민득표의 60.8%.
신민득표는 서민층으로 알려진 전농·답십리동과 중상 주택가인 면목·중화·제기동등에서까지 고르게 나왔다.
그중 신내2동에서 민정당이 38.9%, 전농2동에서 37.9%등 그중 높은 득표율을 보였으나 이지역의 신민당표는 각각 39%, 43.9%로 역시 신민당 우세.

<부재자투표>
부재자 투표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민정후보의 당선에 큰 역할을 한곳이적지않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성북지구로 시종 근소한 표차로 가던 민정 김정례후보와 민한 조윤형후보의 게임은 8천7백85표의 부재자투표에서 김후보의 승리로 결판.
부재자투표에서 민정 김후보는 72%에 해당하는 6천2백72표를 얻은 반면 민한조후보는 9백72표를 얻는데 그쳐 부재자투표를 셀경우 조후보가 7만9천19표로 김후보의 7만4천7백60표를 4천2백59표나 앞질러 당선될수 있었으나 부재자투표의 몰표로 거꾸로 김후보가 1천23표차의 승리.
종로-중구에서도 민정 이종찬후보가 불과 1천5백69표 차로 신민 이민우후보를 앞서 금메달을 땄는데 역시 부재자투표 덕분.
7천3백94표의 부재자투표를 개표한 신교·궁정투표구(총투표자 8천6백4표)에서 민정 이후보는 5천4백75표를 얻은 반면 신민 이후보는 1천10표, 민한 정후보는 1천자표에 그쳐 부재자투표의 성향을 확연하게 보였다. 부재자투표가 아니었다면 금메달은 신민 이후보의 것이 분명했다.
부재자투표는 대부분 지역에서 별도 개표를 하지 않고 지역투표구표에 섞어 집계하고 정확한 짐계도 낼수없도록 되어있으나 이같은 합산개표방식 때문에 지역구투표율이 전체유권자수를 넘어 1백%이상 투표율을 나타내는등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신종수·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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