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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인공지능 사업의 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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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알파고라는 이름은 그리스 문자의 첫 글자로 으뜸을 뜻하는 ‘알파(α)’와 바둑을 의미하는 ‘기(碁)’를 일본식으로 읽은 ‘고’를 합친 데서 나왔다. 이는 2015년 인공지능 회사인 딥마인드를 구글이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이다.

바둑은 체스, 장기보다 둘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무척 많다. 그 때문에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기가 매우 어려운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와 176개의 그래픽 모듈로 이뤄진 알파고는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을 통해 프로 바둑기사들을 이길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알파고는 처음에는 약 3000만 수 정도의 기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수를 두다가 바둑을 둘수록 경험을 축적해 새로운 수를 두도록 설계됐다. 알파고가 마침내 가장 창조적인 바둑을 둔다고 평가받는 이세돌 9단을 이기자 개발자인 머리 캠벨은 “한 시대가 끝났으며, 이제 새로운 분야로 옮겨갈 때”라고 선언했다.

구글의 시가총액은 알파고의 승리로 불과 1주일 만에 58조원이 증가했다. 2020년께면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거두는 매출이 광고에서 얻는 수익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