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례"되살려 『바른생화』가르친다|성균관, 올해 전국향교 개방…대대적 예절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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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유림의 총본산인 성균관은 올해부터 전국향교를 개방, 각급 학교 학생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예절교육」을 실시한다. 성균관은 이밖에도 모부모시기운동과 청년유림양성·여성유림회의 활성화 등을 통해 유교윤리를 재정립하고 종립학교인 성균관대에 단기유교사상연수과정을 설치,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유학이해의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유교의 이 같은 적극적인 사업·운동의 추진은 귀중한 전통의 하나인 유교윤리를 오늘에 재조명, 혼탁한 가치관들을 바로 잡겠다는데 목표를 두고있다.
성균관이 예절교육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자하는 점은 효사상· 가족윤리 등이다.
올해부터 실시되는 「민속의날」제정과 함께 유교가 우선적으로 재조명하는 전통예절의 하나는 조상 제사.
유림들은 조상 섬기는 것이 「우상숭배」라는 주장을 불쾌하게 생각한다.
제사는 외형적인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이 몸을 오늘에 있게 해준 근원에 대한 확인이며 생존한 부모를 섬기는 효의 연상이라는 것이다. 제사는 가족생활의 구조가 급변, 형제·사촌 간에도 안부를 모르고 지내는 오늘의 도시생활 속에서 일가친척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집안 단합대회」의 날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게 성균관의 현대적 제사조명이다.
따라서 제사는 소외되고 단절된 오늘의 인간관계를 되돌려 연결시키는 인간회복의 「뿌리정신」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예절교육은 여름·겨울방학을 이용해 성균관이 대대적인 강사진을 구성, 전국 2백31개 향교에 파송해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교육내용은 관·혼·상·제 등에 대한 의례문화를 오늘에 맞게,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도록 꾸민다.
여성유림회는 전국 향교에 신부학교를 부설하고 일반여성들의 한문교육 등을 지도할 계획이다.
청년유림의 양성도 고색창연한 복고적 유생의 지향이 아니라 21세기의 새로운 가치관 정립에 앞장설 정신적·윤리적·도덕적 인재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또 성균관은 동성동본의 혼인허용에는 「반대소신」을 계속 밀고 나갈 방침이다.
부모모시기 운동은 현재의 핵가족제도에서 문제가 되는 자녀들의 유아기교육을 위해서도 옛날처럼 한 집안에 4대까지 함께 살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할아버지·할머니는 모시는 게 인륜상으로나 가족생활에 소망스럽다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다.
성균관·유도회를 중심으로 한 유교의 이 같은 사업이 우리생활과 어떻게 맞아떨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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