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폭탄 개발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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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 등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는 미국의 지하시설 파괴용 차세대 핵무기(RNEP) 개발계획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상원군사위에서 연구개발계획 및 관련 예산이 승인됐으며 오는 8월에는 소형 핵무기(5㏏ 이하) 연구를 금지하고 있는 기존의 법안을 폐지하고 지하핵실험 재개를 허용하는 입법도 이뤄질 전망이다.

'고강도 지하목표물 파괴용 핵폭탄'으로 불리는 이 무기는 핵미사일과 생물.화학무기 등을 숨긴 지하기지 및 적국 지휘부의 벙커, 이동 터널 등 지하 군사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개념은 지난해 1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핵무기태세 재검토 보고서(NPR)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9.11 테러 이후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이란.시리아 등 불량국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과거 냉전시대에 짜여졌던 기존의 핵무기 체제를 저강도.신속정확 개념으로 바꾸고 특히 지하시설물에 대한 공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내용이다.

'벙커버스터'와 같은 기존의 재래식 폭탄도 있지만 이는 사막지역에서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뿐 암반지역에는 5m도 파고들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수소폭탄으로 알려진 이 핵무기는 지하 50m 이상 파고들어간 뒤 땅속에서 터져 최고 지하 3백5m 깊이의 목표물까지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낙진피해도 없고 탄저균 등 각종 생물무기도 폭발과정에서 발생하는 감마선으로 소멸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등 미국 언론들은 최근 이와 관련, "지난 4월부터 미국의 주요 핵연구소인 로스앨러모스와 리버모어 연구소가 디자인 개발에 착수했으며 연간 1천5백만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2005년 시제품 개발과 함께 지하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보도했다.

핵무기의 공격대상국에 대해서도 USA 투데이는 익명의 국방부 관리를 인용, "지하군사시설이 가장 발달했고 위협 또한 가장 큰 북한이 최우선적 목표"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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