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럽최대 공장 준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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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갈란타시에서 미쿨라스 추린다 슬로바키아 총리와 윤종용 부회장 등 임직원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슬로바키아 공장(SESK) 준공식을 가졌다.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7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공장은 4만2천평 부지에서 TV.LCD 모니터.브라운관 모니터 등 영상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한다. 2005년에는 유럽지역 삼성전자 공장 중 최대 규모인 연간 6백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 회사 최지성 디지털미디어 네트워크 총괄 부사장은 "이 공장을 모니터.TV.프린터.DVD플레이어.셋톱박스 등을 생산하는 유럽지역 복합 생산기지로 육성할 것"이라며 "2005년에는 12억유로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활발한 중(中).동(東)유럽 진출=삼성SDI와 삼성전기도 헝가리로 생산라인을 통합 운영하거나 증설하고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법인에 28~32인치 TV용 초대형 브라운관 신규라인 건설을 위해 1천90억원(8천6백80만유로)을 투입키로 하고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갔다.

신규라인의 생산능력은 연간 1백20만개로 내년 2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SDI 헝가리법인은 지난해 6월 부다페스트 인근 8만8천평 부지에 준공돼 연간 2백60만대의 브라운관(20인치)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포르투갈에서 생산라인을 전면 철수, 헝가리로 이전했다.

LG전자는 영국 웨일스에 있던 TV생산라인을 폴란드로 이전해 유럽TV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폴란드 공장을 PDP.LCD.프로젝션 등 전 제품을 생산하는 '디지털TV 전용라인'으로 개조, 내년 9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도 유럽의 새 공장 부지로 이 지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기업뿐 아니라 소니.월풀.지멘스는 이미 슬로바키아에 진출했으며 US스틸은 슬로바키아와 폴란드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등 세계 기업의 중.동유럽 진출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점은 뭔가=이들 지역 10개 국가가 내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할 예정이어서 EU국가에 수출할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유럽과 러시아 중간에 위치해 이들 국가를 공략하는 데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임금 수준이 한국과 서유럽에 비해 크게 낮은데다 이들 국가가 EU 가입을 앞두고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앞다퉈 내리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헝가리의 경우 최근 10년간 노사분규가 거의 없을 정도로 기업 환경이 안정돼 있고, 인건비도 시간당 2.1달러로 독일의 5분의1 수준인데다 기술수준이 높다.

오스트리아 경제연구소인 WIFO에 따르면 한국 제조부문의 시간당 임금을 1백으로 했을 때 폴란드는 60, 헝가리와 체코는 40, 슬로바키아는 32수준에 불과하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임금수준과 비교할 경우 이들 국가의 임금은 16~32%에 불과할 정도로 저임금의 매력이 있다.

김창규 기자

<사진설명>
7일 슬로바키아 갈라타시에서 삼성전자 모니터.TV 공장 준공식이 끝난 후 미쿨라스 추린다 슬로바키아 수상(左)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中), 최지성 디지털미디어 총괄 부사장(右)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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