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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연쇄 폭탄테러로 최소 28명 사망···테러범 2명도 현장서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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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22일(현지시간)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34명이 숨지고 최소 187명이 다쳤다. ‘유럽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에 전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130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가 있은 지 4개월, 파리 테러범 중 유일한 생존자 살라 압데슬람이 검거된 지 나흘만의 일이다.

첫 번째 테러는 오전 8시쯤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발생했다. 벨기에 벨가 통신은 “총성과 함께 아랍어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 폭발물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곧이어 아메리칸 항공 발권창구 인근에서도 폭탄이 터졌다. 벨기에 당국은 “테러범이 자살폭탄조끼를 1개 터뜨렸고 여행가방 안에 있던 폭탄도 1개 폭발했다"고 확인했다. 두 차례 폭발로 테러범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쳤다. 자벤템 공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서 5㎞ 거리다.

세 번째 테러는 9시 20분쯤 브뤼셀 중심가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벌어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본부) 건물에서 500m 떨어진 곳이다. 브뤼셀 지하철 대변인은 “열차가 말베이크역을 출발한 직후 한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폭발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최소 10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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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브뤼셀은 사실상 전면 통제됐다. 대중교통 운행과 항공기 이착륙도 중단됐다. 유럽항공관제기구 유로 콘트롤은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공항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아직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들은 온라인 상에 ‘#브뤼셀이 불타고 있다(Brusselsonfire)’는 해시태그를 달아 찬양 글을 올렸다. 파리 테러 때에도 ‘#파리가 불타고 있다(Parisonfire)’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압데슬람 검거에 대한 보복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TV회견에서 “맹목적이고 비겁한 테러에 전국민이 연대해 함께 맞서자”고 촉구했다. 이번 테러의 한국인 피해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의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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