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표 앞에서 경선난동 피운 국민의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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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무슨 국민의당이야, 개표해달란 말입니다"

21일 오전 9시 '국민대표'로 은행에서 근무하는 워킹맘 두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성과 함께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회의에는 워킹맘의 고충을 대변하기 위해 네 번째 국민대표로 은행원 송경욱씨와 문형숙씨가 자리했다. 은행 근무경력 30년차인 송경욱씨가 발언을 시작하자 회의장 뒤편 출입구 쪽에서 갑자기 "개표해달란 말입니다"라는 고성과 함께 몸싸움이 시작됐다.

국민의당 장병완 최고위원 광주 동남갑 공천 확정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당황한 송씨에게 "계속 말씀하세요"라고 말했고 송씨는 워킹맘의 고충 설명을 이어갔지만 회의장내 고성은 계속됐다. 결국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고성을 지른 당사자들을 쫓아내고 회의장 문을 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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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을 지른 사람들은 20일 숙의배심원단 경선을 치른 광주 동남갑 지역 당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완 최고위원과 서정성 예비후보가 결선투표를 한 뒤 개표가 중단되자 당원들이 상경해 최고위원회의장을 찾은 것이다.

오전 9시 30분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고 기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도 치열한 몸싸움이 다시 재개됐다. 회의장에 직접 들어가 개표를 해달라고 주장하려던 당원들과 저지하려는 중앙당 관계자들과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이에 앞서 열린 광주 동남갑 경선 결과 1차 투표에서 배심원 172명 중 167명이 참여해 69표(39.7%)를 획득한 장병완 최고위원이 1위를 차지했고 서정성 예비후보는 64표(36.8%)로 2위, 정진욱 예비후보가 34표(23.5%)로 3위를 기록했다. 신인 가산점 원칙에 따라 정 예비후보의 득표에 20%가 부여된 결과로 1위 득표자 장병완 최고위원의 득표율이 40%를 넘지 않자 당규에 따라 2차 투표가 실시됐지만 장 최고위원 측의 이의 제기로 개표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장 최고위원이 비공개 회의장에서 잠시 나오자 서정성 예비후보 측은 "개표하라 개표하라"면서 "뭐가 무서워서 개표를 못하나"라며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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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국민의당은 광주 동남갑 공천자로 장병완 최고위원을 확정했다. 최원식 국민의당 대변인은 "장병완 후보가 1차 투표에서 41.3% 득표율을 거둬 이미 경선 승리한 것으로 확정된 것"이라면서 "선관위가 착오를 일으켜서 가산한 점수를 최종적으로 모수로 만들다 보니까 (장병완 후보의 득표율이) 39.7%가 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장 앞에서 전북 순창 지역 경선에 불복해 김원종 후보 측 일부 당원들도 찾아와 고성을 지르다 방호요원에 의해 퇴출 당했다. 또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에 대해 전남 영암-무안-신안 전략공천이 결정되자, 김재원 예비후보 측에서 "경선하라"고 요구하며 안 대표 앞에서 드러눕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가영 기자 park.ga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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