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혈관 깡패' LDL콜레스테롤…심장 보호하려면 무조건 낮춰야

협심증 예방하는 폴리코사놀 추위가 풀리면서 야외활동이 많아질 때다. 협심증 환자에겐 3월이 마(魔)의 시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협심증 환자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3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길병원 심장내과 한승환 교수는 “날씨가 따뜻해져 야외운동을 시작했다가 가슴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협심증은 생활습관병이다. 평소 콜레스테롤만 잘 관리해도 혈관질환을 막을 수 있다. 혈관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겨 왔던 김정환(55 ·가명)씨. 그는 얼마 전 조깅하다 가슴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왔다. 진단명은 협심증. 김씨는 혈액검사 결과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200㎎/dL로 정상(130㎎/dL 이하)보다 많이 높았던 것.

조깅·자전거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 20~30분
주 4회 이상 하면 좋아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 지질을 말한다. 콜레스테롤은 HDL(고밀도)콜레스테롤과 LDL(저밀도)콜레스테롤로 구분한다. 이 중 HDL콜레스테롤은 ‘혈관 청소부’다.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찌꺼기를 간으로 끌어다 준다. 이 찌꺼기는 간에서 해독돼 몸 밖으로 배출된다. 혈관벽도 보호한다. 손상된 혈관을 고치기도 해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혈관 청소부’ HDL콜레스테롤은 높여야
LDL콜레스테롤은 혈관을 더럽히고 망가뜨리는 ‘혈관 깡패’다. 혈액 내 염증세포는 LDL콜레스테롤을 붙잡고 손상된 혈관벽으로 끌고 온다. 혈관 내피세포에 LDL콜레스테롤 및 염증세포가 차곡차곡 쌓인다. 그 결과 혈관이 좁아지고 내피세포의 탄력이 떨어진다. LDL콜레스테롤은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혈관 내피에 구릉(죽같이 생겼다고 해서 죽종이라 함)을 만들며 튀어나온다. 이렇게 되면 혈관 내압이 높아지면서 혈액의 흐름이 방해를 받는다. 어느 순간 덩어리가 터지며 혈관 속을 떠돈다. 한 교수는 “피떡(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는 것이 죽상동맥경화증”이라며 “이것이 협심증을 야기하는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운동할 때 가슴이 아프거나 숨쉬기 힘들어진다면 협심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동물성 지방 섭취 줄이고 금연을
협심증을 막으려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수치는 식습관과 운동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첫째는 식생활 개선이다.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식단은 피해야 한다. 버터와 생크림, 육류처럼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둘째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비만·흡연은 HDL콜레스테롤의 적이다. 한 교수는 “체조·산책·조깅·자전거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최소 20~30분씩 주 4회 이상 할 것”을 조언했다. 셋째는 기능성 식품으로 개선할 수도 있다.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기능성 식품으로 폴리코사놀이 대표적이다. 폴리코사놀은 사탕수수의 잎과 줄기에서 추출·정제한 알코올혼합물(사탕수수 왁스 알코올)이다. 오한진(가정의학과 전문의) 대한비만건강학회장은 “폐경 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여성을 대상으로 폴리코사놀을 하루 10㎎씩 최대 12주간 섭취하게 했더니 총콜레스테롤은 25.4%, LDL콜레스테롤은 32.4%까지 줄어든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29.3%나 좋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폴리코사놀 생산 기술은 쿠바가 세계적이다. 국내에서는 폴리코사놀을 주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이 나와 있다. 2006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폴리코사놀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했다. 쿠바에서 실시한 인체 적용시험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에게 쿠바산 폴리코사놀을 20㎎씩 4주간 복용케 했더니 LDL콜레스테롤이 최대 22% 낮아졌고, HDL콜레스테롤은 29.9% 높아졌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