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갑시다…협력사에 8400억 쓰는 L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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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LG그룹이 총 8432억원을 들여 협력사의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을 시도한다. SK텔레콤은 지분 매입 방식으로 벤처기업을 돕는 내용의 ‘상생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자금·경영 지원해 상생 생태계 조성
SKT는 벤처 지분 매입해 협력 강화

LG는 15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과 주요 협력사 대표, LG그룹 9개 계열사 경영진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LG 공정거래 협약식’을 열었다. ▶기금을 마련해 협력사에 저리로 지원하고 ▶경영여건 개선 지원 ▶대금지급 조건 개선 등을 해주는 게 이번 협약의 골자다.

우선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1050억원 규모의 기금을 새로 만들 예정이다. 이 기금은 친환경에너지·바이오·뷰티와 같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 중소기업에 저리로 대출한다. 자금 부담없이 신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지난 2010년 조성하기 시작한 ‘LG 상생협력펀드’도 계속 활용한다. 2500억원으로 시작된 이 펀드는 매년 금액을 올려 현재 6495억원에 규모에 이르렀다. LG는 펀드 외에도 직접 자금지원에도 887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중소 벤처기업에만 개방되는 LG의 특허 5만2400건을 전체 LG협력사(2만여 곳)로 확대했다. 기업별 맞춤형 멘토링·해외 진출 지원 등을 통해 협력회사에 실질적 도움을 줄 예정이다. LG 그룹의 사내 기술인력 200여 명을 협력사 150곳에 파견해 신기술 개발을 돕는다.

이밖에 예상 주문물량·납기 등 하도급 거래 관련 정보를 최소 3개월 전에 알리는 ‘하도급 알리미’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협력사가 갑자기 일거리가 끊길까 전전긍긍하는 것을 막고 안정적인 경영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도 이날 벤처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초기 단계를 벗어난 벤처가 창업 5년 이내 만나곤 하는 자금난, 일명 ‘데스밸리(죽음의 계곡)’ 를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지분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크레모텍(대표 김성수), 씨메스(대표 이성호), 패밀리(대표 김인수) 등 벤처업체 3곳과 27억원 상당의 지분 매입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성장잠재력을 갖춘 업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다. 2017년 조성되는 대전 사이언스빌리지에 ‘포스트 BI(비즈니스 인큐베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유망 업체 투자에 나선다. SKT 관계자는 “창업 후 제품을 구상하고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성장으로까지 이어지는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한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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