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102수에서 알파고 역전··· 승률 50%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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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4국에서 이세돌 9단이 102수부터 알파고를 역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몬테카를로 방식으로 승률을 분석한 결과다.

몬테카를로 방식으로 본 알파고 승률 분석

국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돌바람’을 개발한 누리그림의 임재범 대표는 13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 4국의 승률을 몬테카를로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102수부터 이세돌 9단의 승률이 5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임재범 누리그림 대표에 따르면, 돌바람과 알파고는 모두 몬테카를로 방식을 기반으로 승률을 계산해 착점 위치를 결정한다. 돌바람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탐색할 곳을 찾는 것과 달리 알파고는 업그레이드된 ‘딥러닝’ 방식으로 탐색 위치를 결정한다. 돌바람이 계산하는 승률은 5~60%는 유리, 6~70%는 확실히 우세, 70% 이상은 승리를 거의 굳히는 수준으로 풀이된다.

돌바람의 분석 결과, 제 3국에서 알파고는 초반 25수까지 50% 내외의 승률을 나타났다. 26수 이후 알파고의 승률이 높아지더니 85수에는 알파고의 승률이 67%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78로 묘수를 뒀고, 알파고가 79~101수까지 연속해서 이상한 수를 둔 다음 알파고의 승률이 50%까지 떨어졌다. 이후 알파고의 승률이 40%로 내외로 낮아졌고 180수에서 25%를 기록했다. 결국 알파고는 180수 만에 돌을 던졌다.

돌바람의 분석은 구글 딥마인드의 분석과 거의 일치한다. 대국이 끝난 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는 트위터를 통해 "알파고가 79수에서 실수했고 87수에서 그걸 깨달았다. 이전에 알파고의 승률이 약 70퍼센트였지만 87수부터 승률이 급격히 추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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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국의 승률 추이는 앞선 세판과 크게 다르다. 제1~3국에서 알파고는 초반부터 꾸준한 승세를 유지했다. 1국에서는 77수 이후로 알파고의 승률 70% 이상을 기록했다. 2국도 62수부터 알파고의 승률이 50%를 넘기 시작하더니 110수를 전후로 70%를 웃돌았다. 3국 역시 28수 이후 알파고의 승률이 50%를 넘어갔고, 116수 이후부터 70%를 넘어섰다. 심지어 하변에 ‘패’가 생겼을 때도 알파고의 승률은 80%로 관측됐다.

임재범 누리그림 대표는 “인공지능은 몇 집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집이라도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승률을 따져 착점 위치를 결정한다. 이는 흐름이나 기세로 유불리를 판단하는 프로기사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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