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 출마할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신청이 13일 마감됐다. 최종 집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12일까지 접수한 인원만 300명이 넘는다.
면면도 다양하다.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접수 마지막날인 13일 여의도 당사를 찾아 등록했다. 허 부총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기록을 세웠다.
원유철 원내대표의 권유로 ‘바둑황제’ 조훈현 국수도 등록을 마쳤다. 조 국수는 당 지도부가 영입한 만큼 비례대표 당선권 내 순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 인사들 중에선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청와대에 사표를 내고 비례대표 신청을 했다고 한다. 새누리당 내에선 당선 안정권을 16~17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출신으로 1997년 귀화한 방송인 하일(로버트 할리)씨는 11일 당사를 찾아 비례대표 공천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고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며 “권유한 사람은 없고 유기준· 박민식 의원이 조언해 주셨다”고 말했다. 가수 노사연씨의 형부인 김욱기 전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도 “청년창업 지원, 서민구제금융 분야에 기여하고 싶다”며 비례대표 신청을 했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에 여성을 60%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전문직 여성들도 몰려 들었다. 이인실 청운국제특허법인 대표변리사, 부장판사 출신의 전주혜 변호사 등이 신청했다. 전 변호사의 부친은 전석홍 전 전남지사다.
비례대표 신청자들 사이에선 19대 총선(50만원)보다 두 배나 오른 심사비를 두고 뒷말이 나왔다. 비례대표 신청을 하려면 심사비 100만원과 6개월치 직책 당비 300만원 등 400만원을 한꺼번에 납부해야 한다. 설령 비례대표 후보가 되지않더라도 반환되지 않는 돈이다. 19대 때 비례 신청자가 616명이었던 걸 감안하면 최소 500명만 신청해도 중앙당의 수입이 2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적지않은 금액인 건 맞다”며 “하지만 정말로 하고 싶은 사람만 신청하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